류영주 기자지난달 정부 구직 포털 고용24를 통한 기업들의 신규 구인이 3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가 더 크게 늘어나면서 구직난 지표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악화했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감소세는 다소 완화됐으나 청년층 일자리 감소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2025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49만 3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 2천 명(1.2%) 증가했다.
전체 가입자 수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고용 시장의 속사정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0.39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12월(0.39)과 동일한 수준이다.
고용24를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 9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명(6.5%) 늘며 3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그러나 신규 구직 인원이 43만 2천 명으로 3만 9천 명(10.0%) 급증하면서 일자리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졌다.
노동부 천경기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보건복지업과 사업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구인 증가 폭이 확대됐고, 그동안 감소세를 주도했던 제조업과 건설업의 구인 감소 폭도 크게 완화됐다"면서도 "구직자가 더 크게 늘면서 구인배수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제공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여전히 '마이너스'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 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4천 명 줄며 7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 11월(-1만 5천 명)보다 소폭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제외하면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 폭은 2만 9천 명에 달해, 현장의 고용 위축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등 전자·통신과 기타운송장비는 증가했으나, 금속가공(-5천 명), 기계장비(-4400명) 등은 부진을 이어갔다.
건설업 가입자 역시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1만 5천 명 줄어들며 2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천 과장은 "제조업과 건설업 모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감소 폭은 점차 둔화하며 바닥을 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075만 2천 명으로 20만 9천 명 늘며 전체 고용 증가를 견인했다. 보건복지업이 9만 7천 명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숙박음식(+3만 5천 명), 전문과학기술(+2만 1천 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업(-2천 명)과 정보통신업(-1천 명)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연령별 양극화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9세 이하 청년층 가입자는 인구 감소와 제조업·정보통신업 부진이 겹치며 전년 동월 대비 8만 6천 명 급감했다. 경제 허리층인 40대도 건설·제조업 업황 악화로 1만 5천 명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16만 4천 명), 30대(+8만 명), 50대(+3만 8천 명)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편 지난해 연간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12조 2851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대 기록인 2021년(12조 575억 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 8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3천 명) 감소했다.
천 과장은 "실업급여 금액이 올라간다고 해서 일자리 상황이 안 좋아진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볼 때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가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지고, 사회보장 범위가 계속 넓어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