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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청년관 청년들, 일본 나가사키서 '순교의 발자취'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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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전쟁·순교의 현장 따라 4박 5일 여정… 일본 선교의 의미 되새겨

원주지역 청년 12명이 1월 5일부터 9일까지 일본 나가사키를 방문해 순교와 전쟁의 역사가 남아 있는 현장을 탐방했다. 청년들은 엔도 슈사쿠 문학관과 원폭기념관, 일본 26성인 박물관, 성 필립보 성당 등을 찾으며 일본 기독교의 박해와 순교의 역사를 마주하고 신앙의 의미를 성찰했다. 2010년부터 이어진 원주청년관 해외 신앙 탐방은 청년들이 신앙의 역사와 현재를 함께 바라보며, 오늘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방향을 모색하도록 돕고 있다.

'순교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주제로 진행된 원주청년관 해외문화탐방이 지난 1월5일~9일, 일본 나가사키 일대에서 진행됐다. 최재훈 기자'순교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주제로 진행된 원주청년관 해외문화탐방이 지난 1월5일~9일, 일본 나가사키 일대에서 진행됐다. 최재훈 기자
일본 나가사키 일대를 찾은 원주지역 12명의 청년들이 문학과 전쟁, 순교의 현장을 직접 걸으며 순교의 역사와 신앙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원주청년관(이사장:최헌영 목사)이 마련한 해외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원주 지역 12명의 청년들은 1월 5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나가사키를 방문해 일본 기독교 박해와 순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주요 역사 현장을 둘러보며 신앙의 뿌리를 돌아봤다.

서로 다른 교회에 속한 청년들이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조별로 일정을 준비하며 순례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이번 탐방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함께 걷는 신앙의 여정'으로 의미를 더했다.

나가사키 일대 순교 역사 현장을 둘러보며 조별로 준비한 설명을 듣고 있는 원주지역 청년들. 최재훈 기자나가사키 일대 순교 역사 현장을 둘러보며 조별로 준비한 설명을 듣고 있는 원주지역 청년들. 최재훈 기자
나가사키는 일본 기독교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도시다. 16세기 복음이 전해진 이후 기독교 박해의 중심지가 됐고, 동시에 원자폭탄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순교의 역사와 전쟁의 참상이 한 도시 안에 공존하는 나가사키는 청년들에게 신앙과 인간의 고통을 함께 사유하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청년들은 이번 탐방에서 소설『침묵』으로 잘 알려진 엔도 슈사쿠 문학관을 비롯해 원폭 기념관, 일본 26성인 박물관, 성 필립보 성당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각 장소마다 일본 기독교가 겪어온 박해의 역사와 고통 속에서도 이어져 온 신앙의 흔적을 살피며, 짧은 묵상과 대화를 이어갔다.

특히 문학과 역사, 종교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청년들은 '하나님의 침묵'이라는 질문과 '순교적 신앙'이 오늘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가사키 원폭기념관을 찾아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묵상하는 원주청년관 해외탐방 참가자들. 최재훈 기자나가사키 원폭기념관을 찾아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묵상하는 원주청년관 해외탐방 참가자들. 최재훈 기자
예찬교회 고예람 청년은 "작은 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청년들과 함께 선교지 탐방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청년관 해외탐방을 통해 다른 교회 청년들과 함께 순교지를 걸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이번 여행을 통해 앞으로의 신앙 여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제게 주실 비전과 말씀을 얻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별로 나뉘어 이동하고 일정을 준비한 방식도 청년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개운교회 한정석 청년은 "다 같이 끌려다니는 일정이 아니라, 조별로 직접 계획하고 움직이면서 신앙과 삶에 대해 더 주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조장을 맡았던 창대교회 용진하 청년 역시 "서로 다른 교회 청년들이 한 조가 돼 준비하고 움직이면서 순례자의 길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됐고, 함께 신앙을 나누는 공동체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의 26성인 순교기념관 내부 모습. 최재훈 기자일본의 26성인 순교기념관 내부 모습. 최재훈 기자
이번 탐방에 앞서 청년들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했다. 책 속에서 던져진 '하나님의 침묵'이라는 질문은 현장을 찾은 뒤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큰나무교회 김우주 청년은 "'침묵'을 읽으며 하나님이 왜 침묵하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함께하신다는 메시지를 이곳에 와서 더 분명하게 느끼게 됐다"며 "답을 바로 주시지 않더라도,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하나님이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만종교회 원다솔 청년은 "순교의 현장을 직접 보니 하나님이 우리를 외면하시는 게 아니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며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도 하나님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일본 나가사키 성 필립보 성당 앞에서 기념촬영에 나선 원주청년관 해외문화탐방 참가 청년들. 최재훈 기자일본 나가사키 성 필립보 성당 앞에서 기념촬영에 나선 원주청년관 해외문화탐방 참가 청년들. 최재훈 기자
원주청년관은 이 같은 해외 신앙 탐방을 2010년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단기 행사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신앙의 역사와 현재를 함께 바라보며 삶의 방향을 모색하도록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원주청년관 관장 박인철 목사는 "일본에 대한 아픈 역사로 인해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 땅을 향한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발견하게 됐다"며 "역사 속에 순교했던 순교자의 발자취를 따라 청년들도 일본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나가사키 성지 순례 여행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엔도 슈샤쿠 문학관 앞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원주청년관 관장 박인철 목사. 최재훈 기자엔도 슈샤쿠 문학관 앞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원주청년관 관장 박인철 목사. 최재훈 기자
이번 탐방에는 특히 나가사키 현지 교회 예배에 직접 참석해 청년들이 일본 교회의 현실을 직접 보고, 선교의 과제를 체감하는 시간을 가져 의미를 더했다.

나가사키침례교회에서 일본 현지인들을 섬기는 조은민 목사는 "일본은 기독교 인구가 1%도 되지 않는 대표적인 선교지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순교자의 신앙이 남아 있는 땅"라며 "일본에는 엄청난 순교자들의 신앙이 남아 있지만 교회들은 지금 매우 작고 연약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일본 선교의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일본은 기독교 인구가 1%도 되지 않는 대표적인 선교지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순교자의 신앙이 남아 있는 땅"이라며 "청년들이 이 땅을 직접 보고 마음에 품는 것 자체가 일본 선교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가사키 현지 교회를 방문한 원주청년관 해외문화탐방팀이 예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재훈 기자나가사키 현지 교회를 방문한 원주청년관 해외문화탐방팀이 예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재훈 기자
문학과 전쟁, 순교의 현장을 직접 걸으며 신앙의 질문을 마주한 청년들. 이번 나가사키 해외탐방은 청년들에게 '지금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다시 묻는 시간이 됐다.

원주청년관은 앞으로도 해외 신앙 탐방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원주지역 청년들이 신앙의 뿌리를 직접 마주하고 삶의 방향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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