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축하 받은 양효진(왼쪽). 한국배구연맹'배구 여제' 김연경이 정상에서 화려하게 퇴장했듯, 한국 여자배구의 또 다른 보배 양효진(현대건설)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양효진은 지난 8일 현대건설의 홈 구장인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정든 코트를 떠나는 은퇴식을 가졌다. 2007년 데뷔 이후 19시즌 동안 오직 현대건설의 유니폼만 입고 뛴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남녀 통합 역대 통산 득점 1위(8392점), 블로킹 1위(1744개)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살아있는 전설이다.
17시즌 연속 올스타 선정이라는 대기록과 정규리그 MVP 2회, 챔프전 MVP 1회 등 V리그의 간판스타로 군림해온 그가 이제 '마침표'를 예고했다. 자연스레 시선은 그의 마지막 순간이 어떤 모습일지에 쏠리고 있다.
모델은 명확하다. 바로 1년 전 은퇴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싹쓸이했다. 동료들의 헹가래 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떠난 그의 모습은 스포츠 스타가 꿈꿀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이별이었다.
현재 양효진의 현대건설은 21승 13패(승점 62)로 리그 2위를 확보하며 봄배구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라스트 댄스'의 정점인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1위 한국도로공사(승점 66)를 넘어야 한다.
잔여 경기에서 현대건설이 전승을 거두고, 도로공사가 주춤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대진운은 현대건설이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지만, 단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어 역전이 쉽지만은 않다.
만약 2위로 마친다 해도 기회는 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서 도로공사를 꺾는 시나리오다. 양효진은 이미 2015-2016시즌에 정규리그 2위로 시작해 챔프전 우승을 일궈낸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은퇴를 앞둔 시점에도 양효진의 기량은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이다. 이번 시즌 446득점과 48.19%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승부처에서 보여주는 노련함은 김연경이 그러했듯 팀을 정상으로 견인할 충분한 동력이 된다.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는 '동기부여'다. 팀에 폐를 끼치기 싫다며 은퇴 투어조차 고사했던 선배를 위해 후배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양효진의 은퇴 선언 이후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게 뭉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효진은 "마지막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다시 팀원들과 뭉쳐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다짐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의 환호성으로 바뀔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