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서울에서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비(非)아파트 주택 공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떨어진 데다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선호가 강해지면서 빌라 공급이 빠르게 줄어든 영향이다.
15일 국토교통부의 주택 유형별 준공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준공된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은 4858가구로 집계됐다. 이들 주택은 일반적으로 '빌라'로 불리는 비아파트 유형이다.
서울 빌라 공급은 한때 연간 3만가구를 넘을 정도로 활발했다. 2018년에는 3만5006가구, 2019년에는 3만1128가구가 준공됐고, 2020년(2만5524가구)과 2021년(2만5735가구), 2022년(2만2천가구)에도 2만가구 이상 공급됐다.
그러나 2023년 1만4118가구로 줄어든 뒤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2024년에는 6123가구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4천가구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파트 대비 공급 비중도 크게 축소됐다. 2018년에는 빌라 준공 물량이 아파트의 90.1%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아파트 준공 물량 4만9973가구의 9.7%에 그쳤다.
빌라 공급 감소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수급난과 인건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건설 비용이 크게 올랐다. 실제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1월 133.28로, 2020년 1월(99.86)보다 약 33.5% 상승했다.
전세사기 사태도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이후 빌라 등 비아파트에서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는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파트 가격뿐 아니라 전월세 부담도 커지면서 청년과 저소득층 등 일부 계층은 여전히 비아파트에 의존할 수밖에 있다는 점이다. 빌라 공급이 줄면 이들 계층의 주거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5.26%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2.05%, 월세는 2.66% 올랐다.
빌라와 같은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공사 기간이 짧아 공급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단기간 공급을 늘리기 유리한 유형으로 평가된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을 신축매입임대주택 사업 대상에 포함해 활용하고 있다.
신축매입임대주택은 민간이 주택을 짓기 전에 매입 약정을 체결하고 완공 후 공공주택 사업자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민간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적정 공사비 반영과 사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