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안을 둘러싼 여권 내 논란에 대해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이라며 직격에 나섰다.
여당과 여권 내 강경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논란 내용에 대한 사실상 수용 불가를 통보한 것이어서 어떻게 합의안이 마련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李 "청장 명칭, 면직 후 재임용…과도한 선명성 경쟁"
이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사의 수사권을 배제하는 것"이라며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의 수사배제는 국정과제로 이미 확정된 것이고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공소청 책임자 명칭을 헌법이 규정한 '검찰총장'으로 할 것인지 공소청장으로 할 것인지, 검사 전원을 면직한 후 선별 재임용할 것인지는 수사 기소 분리(검사의 수사 배제)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검찰개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한 검사의 수사권 배제이므로, 다른 부분과 관련한 논란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과 긴요하지 않은 조치 때문에 해체되어야 할 기득 세력이 반격의 명분과 재결집 기회를 가지게 할 필요가 없다"며 "과잉 때문에 결정적인 개혁 기회를 놓치고 결국 기득권의 귀환을 허용한 역사적 경험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본질적인 내용을 논하느라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개혁 반대세력이 기회를 얻어 반격에 성공함으로써 검찰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비판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을 남겨둘지와 관련해서도 "정치검찰의 사건조작만큼 부패 경찰의 사건덮기도 문제"라며 "수사권 남용하는 검찰의 수사권 제한도 중요하지만, 경찰 등 수사기관의 사건덮기에서 범죄피해자들을 보호하고 부패범죄자들을 규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해 기존 '보완수사권 부여' 입장을 유지했다.
격론 끝 정부안이 '당론' 됐지만 계속되는 논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위원장(윗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주민, 전현희, 김용민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3월 임시국회 1차 본회의 도중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언급과 궤를 같이 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두고 6차례 의원총회를 진행, 격론 끝에 이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명칭만 정부안일 뿐, 사실상 '당정협의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각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간사를 맡고 있는 추미애 의원과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는 정부안이 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여권 지지층은 민주당사를 직접 찾아가 강경파의 주장 수용을 촉구하는 노숙 농성을 수일 째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친여 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정부 고위관계자와 검찰 간 '공소취소 거래설'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자칫 이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조건으로 검찰에게 유리한 개혁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개혁 실패할라 우려에 나선 정리…합의안 어떻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기존보다 높은 수위로 여권 강경파 공세에 나선 배경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개혁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자중지란으로 법안 통과가 차일피일 미뤄질 경우, 이를 바라보는 여론이 나빠지면서 개혁에 힘을 실었던 국민들이 등을 돌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과반 다수당인 만큼 언젠가 법안은 처리되겠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되면 자칫 지지율 하락에 따른 검·경 내 추가적인 갈등 발생과 선거패배 등으로 인해 개혁동력이 크게 손상될 수 있다.
때문에 논란 조기 종식을 위해서는 앞서 SNS를 통해 언급했던 '신중개혁론'보다 강한 메시지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권 내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일다보니 대통령께서 지지층은 물론 국민을 상대로 설명에 나선 것"이라며 "개혁을 하려면 그런 논란들을 해소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이 정부안과 강경파의 주장을 모두 고려해 검찰총장 등 명칭과 관련한 부분은 기존안을 유지하되, 공소청에 대한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개시 통보 등은 폐지하는 내용으로의 수정안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논란의 종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