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검찰개혁 입법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입법 추진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추미애 의원을 사실상 공개 직격하면서, 추 의원이 출마한 경기도지사 경선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秋는 대통령 돕지 않겠구나" 친명계 인식 확산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내에서는 검찰개혁 입법 과정에서 불거진 이 대통령과 추 의원의 충돌 상황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추 의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두드러지고 있다.
친명계인 경기지역 한 초선 의원은 "추 의원은 일관되게 당정협의안을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친명 인사들 사이에선 결과적으로 '대통령을 돕지 않겠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준 측면이 있다"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앞서 추 의원은 지난 5일 하루 동안 자신의 SNS에 4개의 글을 올려 입법 예고된 검찰개혁법안을 당과 협의되지 않은 이른바 '정부안'이라 비판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사흘 뒤 SNS에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 된다" "국민통합과 개혁을 모두 이행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부드러운 어조로 추 의원을 비롯한 소위 강경파의 이해를 구한 것.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하지만 추 의원 등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정간 교착상태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지난 16일, 이 대통령은 재차 나섰다. 그는 직접 추 의원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추 의원이 제기했던 사안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첫 번째 대응과는 달리 보다 구체적이고 단호했다.
특히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 "만의 하나라도 누군가의 선명성을 드러내거나 검찰개혁의 본질과 무관한 다른 목적에 의한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에서 '누군가'는 추 의원으로, '다른 목적'은 지방선거로 읽혔다. 그대로 대입해 보면, 추 의원이 선명성을 드러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강경노선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경고였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무섭게 정치를 잘하고 있다. 하나는 김어준과 선을 그었고 하나는 추미애와 선을 그었다"며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는 내 사람이 아니야 라는 것을 매우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기 정치하고 검찰개혁 팔이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과 보조 맞출 후보인가" 秋의 '딜레마'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올해 지방선거는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당내 친명 세력의 지지를 받아야 당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 대통령과 대립 양상을 보인 추 의원으로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선거 기간 내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외칠 때마다 핵심 국정과제를 두고 대통령과 정면충돌했던 모습이 겹쳐지기 때문이다. 이는 경선 가도에서 추 의원의 가장 큰 '딜레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도내 한 민주당 인사는 "추 의원은 검찰개혁이라는 선명한 이슈로 당내 강경파의 지지를 끌어내려 했으나, 이 대통령이 직접 제동을 건 형국이 됐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통령과 보조를 맞출 후보'를 원하는 당심의 향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추 의원에 대한 친명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성완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강경파를 겨냥해 선명성 경쟁 등을 언급했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추 의원에게 화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추 의원을 필두로 한 강경파의 행보에 대해 당원들 내부에서 불안감과 불안정성을 느끼는 마음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