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올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에 총 11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다. 지난해(90조4천억원)보다 21.7%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투자 규모는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를 훌쩍 넘어섰다. 작년 삼성전자는 R&D에 37조7천억 원, 시설 투자에 52조7천억 원 등 총 90조4천억 원을 집행한 바 있다. 올해 투자 대부분은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은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DS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키징까지 '원스톱 설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 반도체 회사"라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급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캠퍼스 내 P4(4공장) 공기 효율화 작업과 P5(5공장) 구축을 위한 핵심 설비 공사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용인 클러스터 내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도 진행 중이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는 3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을 갖춘 파운드리 공장을 올해 연말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6세대)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해 엔비디아 공급망에 합류한 데 이어 이어 AMD로부터도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됐다. 삼성전자는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미래 성장 분야에서의 인수합병(M&A)도 예고했다. 첨단로봇, 메드테크,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냉난방공조(HVAC) 등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주주환원 계획도 내놨다. 2024~2026년 잉여현금흐름(FCF) 50% 중 이미 주주에게 돌려준 금액과 올해 정규 배당(9조8천억원)을 제외하고도 잔여 재원이 생기면 추가 환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전기·삼성생명·제일기획·삼성SDS도 나란히 밸류업 공시에 나섰다. 모두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고배당 기업들로, 주총 일정을 고려하면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