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씨. 연합뉴스'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가 주식리딩방 사기 범행을 저지른 지 10년 만에 피해자들과 합의 시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사법부에서 확정한 배상금에 훨씬 못 미치는 합의금을 제시해 합의는 불발됐다. 피해자들은 재산명시 등 법적 절차를 밟아 반드시 손해배상금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희진씨 측은 지난 1월달 중순쯤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희진씨 피해자 모임(피해자 34명)측에 2억 5천만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기 등 각종 경제 범죄를 저질러 다수의 피해자를 낳은 지 약 10년 만에 이씨 측이 이들에게는 처음으로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합의를 요청한 것이다. 이씨는 2016년에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시도한 바 있다.
앞서 이씨 등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 투자매매회사를 설립·운영하고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해 시세차익 약 130억원을 챙긴 혐의, 2014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경제방송 등에 출연해 허위 정보를 제공하며 총 292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이 2020년 2월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100억원을 선고하고 122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이씨 측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확정한 이씨 측의 배상책임금액은 4억 7천만원인데, 이에 절반 수준으로 합의금을 제시해서다. 피해자 측은 이자 등을 합쳐 5억원을 합의금으로 제안했지만, 이씨 측에서 거절의 뜻을 알려왔다고 한다. 범행 10년 만에, 손해배상소송 확정 판결 5년 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진행된 협상이었지만, 싱겁게 끝을 맺었다.

이에 피해자들은 정해진 법적 절차를 통해 끝까지 법원에서 정한 배상금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측은 이씨를 상대로 재산명시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재산명시는 쉽게 말해 힘들게 소송을 진행해 승소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강제집행 전 채무자의 재산 현황을 확인하는 절차다.
피해자 측이 신청한 재산명시 기일에는 채무자인 이씨가 반드시 직접 출석해 재산목록을 제출하고 선서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거나 선서를 거부하면, 20일 이내의 감치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피해자들은 이씨에 대한 사기 등 혐의가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로 확정된 이후 2020년 12월부터 이씨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해왔다. 이씨의 사기 행각 등이 확실해진 만큼 피해를 보상받겠다는 목적의 소송이었다. 2심 재판부는 이씨 측과 이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A법인에 대해서 4억 7400만 원 가량을 배상책임 금액으로 인정했고, 지난해 8월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이씨는 동업자였던 피카코인 대표 B씨에게 수익이 실제보다 적게 발생한 것처럼 속여 약 280억 원을 정산하지 않은 혐의와 이씨의 장인과 아내 등 가족들도 이씨가 빼돌린 수익금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레인에비뉴, 네이처포엠, 경기 가평 별장 등 부동산을 매수해 범죄수익을 숨겼다는 혐의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897억대 사기 피고인 '청담동 주식부자', 또 사기 혐의 피소)이씨는 만기 출소한 지 3년 만인 2023년 9월 또 사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피카코인, 트리클, 고머니2 등 3개의 스캠 코인을 발행해 허위 과장 홍보 등 시세조종으로 투자자들에게 약 897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코인 판매 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 약 412.12개(당시 270억 원 상당)를 코인 발행재단으로 반환하지 않고 유용한 혐의도 있다. 이씨는 코인 사기 혐의로 구속 후 보석 석방되고 나서도 서울 송파구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골퍼 자격증을 따는 등 호화생활을 즐기는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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