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의 농가에 가득 쌓여있는 비료와 퇴비. 임성민 기자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충북에서도 비료나 농업용 비닐값이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벌써부터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각종 농자재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증평군 증평읍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37살 신모씨.
신씨는 최근 비료를 사기 위해 이곳저곳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중동 사태로 조만간 비료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찌감치 비료 물량이 동이 났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미리 확보해 둔 비료가 있어 올해 농사에 큰 무리는 없지만, 신씨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올해 비료 사용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기로 했다.
신 씨는 "비료를 한 포씩 주문하면 체감이 그리 크지 않지만 100개 단위로 구매하면 가격이 오르는 만큼 부담도 커진다"며 "비료 가격이 실제로 오르면 앞으로 농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번기 작업을 앞둔 신씨의 논에 농업용 트렉터가 놓여있다. 임성민 기자농사에 쓰는 멀칭용(바닥덮기용) 비닐 사재기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농자재 마트 한 관계자는 "농사용 비닐은 보유하고 있던 재고의 절반 이상이 나가 더 이상 구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운영 시작 시간인 오전 8시부터 농자재를 구매하려는 농민들의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이 길어지면 비료 원료인 요소와 비닐 원료인 나프타 수급 문제는 농가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이달 들어 시설하우스, 멀칭, 곤포사일리지 비닐 가격은 지난해보다 각각 10%이상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업용 비닐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는 추세를 볼 때 다음달에는 인상폭이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상반기 재고 확보로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동사태에서 비롯된 농자재 수급난이 농산물 가격 상승에 이어 서민 밥상 물가에도 큰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비료 등 농자재 물량을 조정·관리하고 필요한 농가에 우선 공급하는 방식으로 안정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며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농자재 추가 지원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