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공정거래위원회가 반복 담합에 대한 제재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다. 앞으로는 10년 내 담합이 한 번만 반복돼도 과징금을 100% 가중하고, 자진신고 감면 혜택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복적으로 담합을 저지르는 기업에 대해서는 등록 취소·영업 정지, 임원 해임 명령 등 시장 퇴출성 조치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공정위, 자진신고 감면도 축소
공정위는 2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반복 담합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담합이 시장 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국민 생활과 국가 재정에 심대한 피해를 주는 중대한 위반 행위라며, 최근 설탕 업계 사례처럼 주요 사업자의 고질적 반복 담합을 끊기 위해 경제적 제재와 시장 참여 제한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과징금 가중 폭 확대다. 현행은 과거 5년간 위반 횟수에 따라 10~80%를 가중하지만, 앞으로는 10년 내 1회 반복만으로도 과징금을 100% 가중하는 방향으로 과징금 고시를 개정한다.
자진신고 감면 제도도 손질한다. 현재는 담합 제재를 받은 사업자가 5년 내 다시 담합하면 자진신고를 하더라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 공정위는 이를 10년으로 확대하고 5년 초과 10년 이내 반복 담합에 대해서도 감면 수준을 절반으로 줄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선중규 경쟁정책국장은 "담합을 반복하는 사업자에 대해 자진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무한정 감경하거나 혜택을 계속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제재와 유인 간 균형을 고려해 5년에서 10년 사이 반복한 경우에는 감면을 전면 배제하지 않고 절반 수준으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시정 조치도 강화된다. 공정위는 담합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감시 체계 구축·운영 명령과 가격 변동 현황 보고 의무 부과를 확대하고, 담합을 주도한 임원에 대해서는 해임 또는 직무 정지를 명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담합이 반복되는 사업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구조적 조치 도입 여부도 살펴볼 방침이다.
등록취소·영업정지, 임원해임명령까지 검토
반복 담합 기업의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등록·허가가 필요한 업종에서 반복 담합이 발생하면 공정위가 관계 부처에 등록 취소나 영업 정지를 요청하고, 해당 부처가 이를 조치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건설업과 공인중개업 등 일부 법률에 이미 유사한 장치가 있는 만큼 이를 담합이 자주 발생하는 주요 업종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정위는 제도 남용 우려를 고려해 적용 대상 업종과 제재 수위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정할 방침이다. 선중규 국장은 "등록 취소나 임원 변경 조치가 과도하게 적용될 경우 오히려 과점 구조로 갈 위험이 있다"며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제도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입찰 제재도 강화된다. 현재는 입찰 담합만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요청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가격 담합과 생산량 담합 등 비입찰 방식의 경성 담합도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공동행위 심사 기준을 개정한다. 반복 담합 시에는 반드시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요청하도록 벌점 제도도 손질하고, 담합 주도자와 단순 가담자에 대한 제한 기간도 각각 6개월씩 늘릴 방침이다.
소송 제도도 개선한다. 현재는 단체 소송으로 위법 행위의 금지·중지만 청구할 수 있지만, 공정위는 담합 등 주요 위반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도록 소비자기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담합 손해배상 소송에서 위법성과 손해액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법원이 요청하면 공정위가 제출하도록 하는 자료 제출 명령 제도도 공정거래법 개정 과제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과징금 가중 강화는 이달 중 시행하고, 반복 담합에 대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강화는 상반기 중 추진할 계획이다. 자진신고 감면 제한, 등록 취소·영업 정지, 임원 해임 명령, 구조적 조치 도입 등은 하반기 법 개정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