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아시아 쿼터 좌완 웰스가 22일 한화와 홈 경기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친 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모습. LG 생애 첫 완봉승을 눈앞에 둔 선발 투수는 9회초 등판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상을 우려한 감독은 무리수를 두지 않았고, 이에 다소 갑작스럽게 마무리 투수가 등판했지만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졌다.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팀이 우선이라는 대명제와 승리의 만족감으로 달랬다.
LG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아시아 쿼터 좌완 선발 라클란 웰스가 8이닝 7탈삼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9번 타자 송찬의가 2회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날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3연승을 달린 LG는 14승 6패로 단독 2위를 달렸다. 이날 KIA와 수원 홈 경기에서 8-3 낙승을 거둔 1위 kt(15승 6패)와는 0.5경기 차다.
웰스는 이날 자신의 야구 인생에 남을 역투를 펼쳤다. KBO 리그 개인 1경기 최장 이닝, 최다 탈삼진이었다. 최고 구속 148km의 속구(41개)와 체인지업(23개)과 커브(14개), 슬라이더(6개)를 고루 섞어 지난해 한국 시리즈 준우승팀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4회만 요나단 페라자에게 안타, 문현빈에게 볼넷을 내줬을 뿐 나머지 7이닝은 모두 삼자 범퇴였다. 4회도 포수 박동원의 벼락 같은 견제구에 1루 주자 문현빈이 아웃돼 웰스는 2명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4명 타자만 상대했다.
특히 8회가 압권이었다. 웰스는 선두 5번 타자 채은성을 시속 133km 체인지업을 바깥쪽 보더 라인에 걸치는 완벽한 제구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대타 이진영은 143km 몸쪽 속구로 윽박질러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김태연에게는 우타자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만 3개를 던져 헛스윙 3개를 유발했다.
투구 수는 불과 84개. 선발 투수들이 보통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지는 점을 감안하면 웰스의 9회 등판이 예상됐다. 완봉승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투하는 웰스. LG 하지만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마무리 유영찬이었다. 웰스도 8회말 공격 때 불펜에서 대기했지만 결국 투구를 마무리해야 했다.
다소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유영찬은 올해 최고 투수다웠다. 허인서를 3구, 심우준을 4구 만에 삼진으로 잡아낸 유영찬은 대타 최인호에게 강습 타구를 내줬지만 본인이 글러브로 감각적으로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웰스는 "생애 첫 완봉승이라 9회초에도 너무 나가고 싶었고, 김광삼 투수 코치께도 나가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교체됐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8회말 추가점을 내서 점수 차가 벌어지면 올라갈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팀이 승리할 상황을 만들어놓고 내려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웰스 본인은 던지고 싶어했으나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80개 이상의 투구 수면 100개 이상과 거의 같은 데미지를 받는 것이고 100개 이상의 스태미너를 썼다고 본다"면서 "완봉 기록보다는 아직 시즌은 길고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9회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는 유영찬. LG 유영찬은 12경기 11세이브(1패)로 올해 최강 마무리의 위용을 뽐냈다. 전날 역대 최소 경기 10세이브(11경기) 타이 기록을 세운 상승세를 이으며 구원 2위 박영현(kt)과 격차를 4개로 벌렸다.
경기 후 유영찬은 "9회 등판할 줄 알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실 올라갈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짐짓 멋쩍게 웃었다. 그래도 유영찬은 완벽하게 9회를 막았고, 평균자책점(ERA)을 0.77로 내렸다.
LG와 염 감독은 불펜진의 3연투 등 무리한 등판을 금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4년 29년 만의 통합 우승 뒤 지난해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쌍둥이 군단. 올해도 상승세를 달리는 비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