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기고]전담간호사, 안전한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 2026-04-30 10:36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이지아 경희대학교 간호과학대학 교수 제공이지아 경희대학교 간호과학대학 교수 제공
1990년대 초반부터 만성적인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의료 현장의 '그림자'로 불리며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서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해온 전담간호사(진료지원인력)는 2025년 6월 간호법 시행으로 비로소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그동안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 전담간호사는 명확한 업무 범위와 표준화된 교육 기준의 부재로 병원 업무로 부여받은 진료지원 행위가 위법인지 아닌지를 둘러싼 불안이 상존했었고, 직종 간 역할 갈등과 책임 공방 역시 반복되었었다. 그럼에도 전공의 이탈 사태 등 의료비상사태 상황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신속한 대응에 부응하여 묵묵히 의료 공백을 메우며 업무를 수행하였고 병원 운영 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증명해 왔다.
 
전담간호사 업무의 합법화를 시작으로 지금은 환자 안전과 전문성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자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시점이 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시스템을 운영해 온 해외의 경우 일본은 인정간호사(認定看護師) 제도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경력과 교육을 이수한 간호사에게만 특정 의료 행위를 허용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세분화된 전문 분야별 인증 체계를 구축하고 주기적인 자격 갱신을 통해 간호사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검증한다. 뉴질랜드는 석사 수준의 전문간호사 제도와 연계된 경력 사다리를 통해 간호사의 성장 경로를 제도화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전담간호사와 같은 인력에 대하여 업무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주체로 인정하고 지속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담간호사 제도화를 이제 시작한 우리나라도 다음과 같은 시급한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국가 주도의 표준 교육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의료 행위의 안전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교육과정을 병원별로 상이한 교육에 맡기기보다는 표준 교육과정을 준수하되 근무병원 특성을 고려한 On-the-Job Training (OJT) 형태의 실습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자격 검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인증 또는 시험을 통해 업무 역량을 공식화할 때, 간호사는 법적·심리적 불안 없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셋째, 지속 가능한 경력 관리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주기적인 자격 갱신과 상위 단계로의 연계와 승진시스템을 통해 전문성을 축적하고, 숙련 인력의 이탈을 방지해야 한다.

"법적 근거는 생겼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간호법 시행과 함께 구체적이고 정교한 하위법령과 운영체계가 뒷받침될 때 제도의 안정화와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급변하는 보건의료환경을 반영하여 전담간호사뿐만 아니라 이들과 긴밀히 연계되는 간호사, 전문간호사에 대해서도 양질의 교육과 경력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검토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진료지원 분야에서 상급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는 전문간호사의 경우 배치기준을 마련하여 병원 현장에서 역할하고 있는 전담간호사가 역량을 강화하여 전문간호사로 안정적으로 성장하여 소속 병원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전문간호사 분야별 교육과정을 재검토하고 현장 실무 요구를 반영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병원 환자 간호를 수행하고 있는 간호사 또한 이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직무기술을 명확히 하고 법적 인력 준수 등 업무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이들의 근무 연속성을 유지하며 개인별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력관리시스템(clinical ladder system)에 대한 투자를 병원수준에서부터 정부수준까지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금 전 세계는 보편적 의료 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을 추구하고 있고, 각국의 병원은 그들이 지향하고 있는 환자중심서비스를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환자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각국은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래뿐만 아니라 응급실 진료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창의적인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환자 한명 한명의 생명은 너무나 귀중하기 때문이다. 직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직원 한명 한명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성숙한 업무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의료시스템의 주된 목적을 잊지 않는 건강한 K-의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힘든 업무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간호를 떠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한 간호사들의 염원과 소망을 기억해야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