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증 질환의 보장 범위를 넓히는 반면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 보장을 줄여 보험료를 낮춘 '5세대 실손보험'이 6일 출시된다.
오는 11월부터는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선택형 할인특약', 5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장려하는 '계약 전환 할인' 제도도 시행될 예정인데, 가입자 의료 혜택과 보험사 손해율 문제가 어떻게 균형을 잡아나갈지 주목된다.
중증질환은 두텁게, 도수치료 등은 '아웃'…5세대 실손의 변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6개 손해보험사는 이날부터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한다.
이번 5세대 실손은 의료계·보건전문가·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심층 논의를 바탕으로 보편적·필수적 치료 위주로 적정 보상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우선, 급여 입원 치료는 중증질환과 수술 등 불가피한 의학적 필요에 의한 경우가 많고 의료비 부담이 높은 점을 감안해 현행과 같이 실손 자기부담률을 20%로 일괄 적용한다.
다만, 급여 통원 치료는 실손보험 자기부담률과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연동해 의료기관과 진료 항목 등에 따라 본인부담률이 달라지도록 해 의료 수요가 조절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모가 분만 예정일로부터 280일 이전에 실손보험 가입시 임신·출산 급여 의료비를 보장하고, 태아 상태에서 실손 가입시 18세까지 발달장애 관련 급여 의료비를 받도록 추가해 저출생 시대의 출산·육아와 관련된 필수 의료비 보장을 강화했다.
중증환자의 해당 질환 치료를 보장하는 '중증 비급여(특약1)'는 한도 5천만 원과 자기부담률 30%의 현행 보장을 유지하되, 상급종합·종합병원 입원시 연간 자기부담금이 500만 원을 초과하는 중증 치료비는 초과분을 실손보험에서 보장한다.
반면, 특약1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치료를 대상으로 보장하는 '비중증 비급여(특약2)'는 과잉 의료와 보험료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보장 한도를 5천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낮추고, 자기부담률을 30%에서 50%로 상향한다.
또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비급여 주사제, 미등재 신의료기술 등 과잉 의료 우려가 큰 일부 항목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한다. 비급여 치료 중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D등급(권고하지 않음)으로 평가된 치료는 특약1과 특약2 보장 대상에서 제외한다.
당국은 이에 따라 5세대 실손보험료가 현재 4세대 실손보다 30%, 기존 1·2세대보다 50% 이상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보험' 실손, 고질적인 손해율 굴레서 벗어날까
연합뉴스그간 실손보험은 약 4천만 명이 가입한 '국민보험'이지만, 과잉 진료를 부추기고 보험료 상승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실제 가입자의 65%는 보험금을 한 번도 받지 못한 반면,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74%를 수령하는 구조다.
이번 5세대 실손은 이러한 폐단을 줄이면서 보험사의 고질적인 실손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비율) 상승 문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세대 실손 손해율은 138.8%, 4세대는 147.9%까지 치솟았다.
금융위는 "새로운 5세대 실손 상품은 기존 상품의 폐단이었던 비필수적 치료 등의 과잉 이용은 억제하면서 보편적·필수적 치료 위주로 적정 보장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며 "과잉 의료 이용 방지 등 보장 합리화로
절약된 재원은 보험료 인하를 통해 소비자에게 환원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제는 남아 있다. 당국은 오는 11월부터 불필요한 보장을 제외하고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선택형 할인특약'과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고 일정 기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계약 전환 할인'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실제 가입자들이 움직일 유인이 크지 않다는 건 업계의 고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적정 치료와 보장을 받아온 이용자는 선택형 할인특약을 받거나 보험료가 더 저렴한 5세대로 이동하는데, 도수치료 등을 과도하게 이용했던 가입자는 그대로 이전 세대 상품을 이용한다면 보험사로선 손해율이 더 악화하고 보험료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11월 이후 실제 실손 가입자들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