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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 문화발전소…인당뮤지엄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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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건대 교정에 있는 인당뮤지엄 대구지역의 대표적 미술관 가운데 1곳이다. 이재기 기자 대구보건대 교정에 있는 인당뮤지엄 대구지역의 대표적 미술관 가운데 1곳이다. 이재기 기자
문화불모지에 가까운 칠곡(대구 북구)에 위치한 인당뮤지엄을 다시 방문한 건 2026년 5월 7일이었다. 미술관의 외관에 매료돼 기사에 담게 된 그곳을 처음 가본게 2024년 3월이었으니 만 2년만에 인당을 다시 찾게 된 셈이다.
 
대학 캠퍼스 한 가운데에 미술관이 자리잡은 배치가 이색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지만 이보다는 미술관 외벽 마감재로 사용된 강철판 가득 피어난 검붉은 '녹'의 색상이 독특한 기운을 내뿜는 것 같았다. 직육면체의 길다란 미술관 전체를 뒤덮고 있는 녹의 진붉은 컬러는 주변 경관을 압도하고도 남을 만큼 강렬하다.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단번에 그 컬러에 시선을 뺏기고 만다.

남성희 총장과의 미팅 때문에 보건대 방문날짜가 다가오자 인당미술관이 맨 먼저 떠오른 것도 첫 만남의 기억이 깊은 잔상으로 남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인당뮤지엄은 약간 더 중후해져 있었다. 금속판넬이 비바람을 받아 녹이 한층 두터워지고 미술관 전면에 식재된 조경수들은 이전보다 풍성한 신록을 이고 있었다.

기온이 한껏 오른 따스한 봄날 두번째 방문이 이뤄져, 겨울의 끝이었던 첫 방문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는 지 모르겠다. 인당이 지난 2002년 대구아트센터로 출발해 벌써 24년 세월이 흘렀으니 한 두해 사이 조경수들이 쑥 자랄리도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보건대의 자랑 인당뮤지엄을 다시 대하고 보니 '대구 문화발전소'로서의 관록이 보였다.

판화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실 풍경. 이재기 기자 판화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실 풍경. 이재기 기자
마침 국가대표급 판화 작가들이 총출동한 한국현대판화『 꽃이 피고 바람이 분다』12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공간으로서 인당이 가진 품격.깊이가 수준급 작가들의 내공과 잘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았다. 인당뮤지엄은 한불 수교 140년에 맞춰 프랑스 그라블린미술관과 한국판화전을 공동기획했고 이번 한국전시에 이어 오는 6월에는 그라블린미술관에 한국작가의 판화 100여점이 전시된다고 한다.

전시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적 거장 고(故) 이성자 화백, 향토 판화의 기틀을 닦은 거목 고(故) 김우조 선생, 우리 국토의 숨결을 거대한 목판에 새겨내는 김억, 힘 있는 칼맛으로 시대의 생명력을 찍어내는 류연복 작가, 김서울, 안정민, 이언정, 정승원, 정현, 주정이 작가 등이 함께 했다.

작가 김억의 무흘구곡 - 7곡 만월담. 이재기 기자작가 김억의 무흘구곡 - 7곡 만월담. 이재기 기자
인당뮤지엄 측은 "꽃이 피고 바람이 분다는 전시 제명은 자연의 섭리와 순환을 의미한다"며 "한국 판화는 역사와 함께 강물처럼 흐르고 시처럼 바람처럼 우리 곁에 있다"고 전시의 의미를 부여했다.

개관 이래 인당에 자신의 작품을 건 작가들만 봐도 이 미술관의 존재감이 간단치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미술계와 대구시민 경북도민들을 이어주는 가교로서의 역할 말이다. 제여란, 최인수, 차계남, 박종규, 권오봉, 이명미, 이배, 디트리히 클링에(독), 한국 근현대미술작품전 등 수준급 작가들이 꾸준히 작품을 걸고 있다.

2011년 11월 숯의 화가로 유명한 이배 작가전 때는 BTS의 RM이 다녀가 주목을 받았던 적도 있다.

작가 정현의 판화 작품. 이재기 기자작가 정현의 판화 작품. 이재기 기자
대구와 경북을 통틀어 인구수가 4백만명을 넘지만 이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해 줄 문화적 SOC가 풍부하지 않은 것이 지역의 현실이다. 대구미술관과 최근에 문을 연 간송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봉산문화회관 그리고 봉산동 대봉동 일대의 갤러리들이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나마 문화제작소로서 대학미술관들이 그 틈을 메워주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특히 문화적 공백이 큰 칠곡이나 성서 달성이 그렇다.
 
남 총장은 "(인당뮤지엄을 통해)아이들에게 예술을 느끼게 해주고 캠퍼스에 문화를 심고 싶다"고 했지만 이제는 대구에서도 손꼽히는 전시관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칠곡을 넘어 대구전역으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미술관측이 지역민과 함께하는 유명작가 초대전을 매년(2차례) 개최하고 우수 작가들을 끝없이 불러들인 결과이기도 하다.

대학 취재에서 시작된 '인당뮤지엄 톺아보기'가 계속될 것 같은 예감에, 3번째 인당뮤지엄 방문은 언제쯤일 지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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