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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좋은 심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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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 개시…이제 유권자의 시간
참정권에 담긴 피의 역사 되새겨야
좋은 심판자가 돼야 정치 바꾼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일 밤 12시를 기해 막을 내렸다. 이제는 유권자의 시간이다. 단체장과 지방의회, 교육감 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7829명의 입후보자들은 이제 주권자인 국민이 매길 최종 채점 결과를 겸허히 기다릴 차례다.
 
정신없이 달리다보면 가끔 정신줄을 놓을 때가 있다. 여기가 어디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이다. 숨을 고르고 시대정신을 다시금 떠올려 볼 필요가 생겨난다.
 
6.3 지방선거는 12.3 비상계엄과 떼어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내란심판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내란과 탄핵으로 정권이 바뀐 뒤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이기 때문이다. 내란심판론에 맞서 국민의힘이 조작기소특검 이슈로 공세를 취하긴 했으나 12.3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보여준 태도와 윤어게인 공천 등 이후의 행보가 유권자들에 의해 어떻게 평가될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란 점에서 새 정부 초반 중간평가의 의미도 있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가 중앙정치 무대에 미칠 파급력도 간과할 수 없다. 코스피 8천을 뚫은 경제, 관세전쟁과 호르무즈해협 위기의 틈바구니를 버텨낸 외교, 국민소통, 부동산과 안전문제 등에 성적이 매겨질 것이다.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인 만큼 지역을 살리는 일 잘하는 인물도 찾아내야 한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권력은 총구가 아니라 투표에서 나온다'는 말이 회자됐다.실제로 민주주의는 참정권 확대를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영국의 차티스트 운동과 서프러제트(여성 참정권 운동가) 참정권 투쟁, 미국의 '피의 일요일'은 계층과 성별, 인종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지난한 과정이었다.
 
'나의 소중한 한 표'가 피로 챙취한 역사적 산물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주권자의 권리와 책임을 다하는데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저서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에서 "민주주의는 시시비비를 먹고 자란다"고 했다. "국민이 좋은 지도자를 기대한다면 스스로도 좋은 심판자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들의 쉽게 잊어버리는 성향을 역대 정권들이 악용했다고도 했다.
 
권력형 비리나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역사의 엄숙함을 가르쳐야 해당 정치세력이 심판자를 두려워할 것이다. 또 그래야 정치가 바뀔 것이기에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한 일이다. 정치를 바꾸고 지역을 살릴 힘은 좋은 심판자에서 나온다. 특별한 이유없이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거나, 자극적인 정치 이벤트에 참정권을 값싸게 소모하는 건 심판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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