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4.1원 내린 1535.0원(15:30 종가)을 기록 중인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준으로 치솟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환율이 높다"고 진단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4.1원 내린 15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1539.1원)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등으로 1530원대에서 마감했다.
환율 시초가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이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일시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목표 환율이라고 하는 건 있기 어렵다. (대신) 짐작되는 적정 환율은 있겠다"며 "지금 (환율이)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이 치솟자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 요인 이외에도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한다"며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의 배경에는 국내 주식시장의 호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 조정과 차익실현 등 수급 요인이 있지만, 일부 투기적 거래가 쏠림 현상을 가속화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움직임이나 시장교란 의심 행위가 있는지를 한은·금융감독원의 검사 등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DF)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범부처 합동으로 구성한 '불법외환거래 대응반'을 가동해 환율 상승에 편승해 수출입 기업들이 수입대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수출대금 수령을 과도하게 지연시키는 '리드 앤드 래그'(Lead & Lag) 거래 등 불법 외환거래를 조사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의 구두 개입과 대책에도 시장 불안과 위기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00원대 환율과 물가 상승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신호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총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열린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중동전쟁 전개 및 미국 물가 동향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24시간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해 마련한 대책을 신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