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불안이 확산하자 금융시장에선 한국은행의 7월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금리 경로를 둘러싼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한때 156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면서 1500원 중반 아래로 내려와 등락중이다.
18거래일 연속 1500원대…"1600원 근접시 빅스텝 가능성"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1524.2원)보다 4.7원 오른 1528.9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환 당국 개입으로 지난 9일 1512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중동지역 무력 충돌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장중 153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엔 장중 1555.2원까지 치솟았고, 야간 거래에서는 1561.5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국의 대응으로 급등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주간 종가 기준으로 18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 머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와 달러 강세, 중동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방향성은 여전히 원화 약세에 쏠려있다는게 시장 평가다.
시장에서는 1600원선을 통화정책의 대응 강도를 결정짓는 기준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을 넘나드는 상황이 되면 물가 안정과 원화 방어를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560원을 넘어 1600원대에 근접할 경우 과도한 쏠림 방지와 물가 파급효과를 감안해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시 7·8월 연속 인상?…6월 임시 금통위 관측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최근 환율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목된다. 외환 건전성이나 국내 재정 문제가 아닌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가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유출 압력이 가속화할 경우 금리인상 시점은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월 빅스텝 가능성과 함께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단일 인상뿐 아니라 8월까지 이어지는 연속 인상(백투백) 시나리오까지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이 지연될 경우 50bp 인상 시나리오도 검토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달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0.25%p씩 2~3회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600원선을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한은이 이달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는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내년 1월과 4월에 각각 0.25%p씩 인상해 최종금리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인상 시점 가속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 확대 등을 근거로 "한국은행이 6월 비정기 금통위 개최를 통해 기준금리를 조기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6월은 금통위(통방)가 열리지 않는 달이다.그러나 국내외 경제·금융·외환 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하거나 우려될 때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개최할 수 있다. 과거 2001년 9월 9·11 테러 당시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3월 코로나19, 2024년 12월 12·3 비상계엄 당시 임시 금통위가 열린 바 있다.
다만 한은이 환율 상황만을 근거로 통화정책 경로를 급격히 변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현재로선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