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가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로 떠올랐다. 당내에선 리더십 교체 필요성에 이견이 크지 않지만, 장 대표가 버티면서 출구는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교체론 커졌으나 버티는 장동혁
당내에선 '이대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외연 확장의 한계가 확인됐고 새 원내대표 선거에서 쇄신을 기대하는 표심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원내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1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변화는 불가피한 것 같다"며 "의원들은 리더십 체인지, 전환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에선 정 원내대표가 결선에서 55표를 얻어 48표를 얻은 김도읍 의원을 꺾었다. 당내에선 비당권파인 김 의원이 예상 밖 접전을 벌인 것을 두고 장동혁 지도체제 변화 요구가 생각보다 폭넓게 분포해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정 원내대표가 결선 끝에 원내 사령탑에 오른 직후 친한동훈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 사퇴 요구가 분출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장 대표가 쉽게 물러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장 대표는 지난 11일 "지금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당내에선 장 대표가 2030 보수층과 강성 당원 지지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 버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장 대표는 최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을 연이어 찾아 부정선거 의혹 규명과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는 집회에 힘을 싣고 있다.
정점식도 속도 조절
시선은 장 대표와 같은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 원내대표가 어떤 출구를 만들지로 옮겨가고 있다. 정 원내대표도 당장 장 대표를 압박하기보다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방식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취재진이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묻자 "의원들의 중의를 모아 집단지성을 발휘하겠다"고 답했다. 당장 거취를 압박하기보다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우선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당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가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아직 비당권파 내부에서도 시기와 방식에 대한 의견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정 원내대표는 원내 현안 일정을 고려해 "(의원총회는) 일요일까지 고민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의원총회는 이르면 다음 주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 거취론과 관련해 "대안과미래가 먼저 문제를 제기하며 논의를 시작한 의미가 있다"며 "당내 여론이 형성돼야 원내 지도부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 전 교체론'까지
주류 의원들 역시 장 대표 체제로 계속 가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공개 퇴진 압박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장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층을 아예 버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 친윤석열계로 불렸던 대다수 주류 의원들은 장동혁 대표와 같이 갈 수 없다는 건 명확하다"면서도 "친한계나 소장파처럼 공개적으로 끌어내리는 모양새는 반대"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든 설득해서 자진 사퇴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보자는 게 정 원내대표를 포함한 주류 쪽 생각"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연말 전 교체'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당장 사퇴를 압박하기보다 장 대표에게 일정한 명분을 주고, 새 체제 출범 시점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정 원내대표 측에선 성급한 퇴진론보다는 시간을 두고 설득과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 전후 리더십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언제가 적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연말 전에는 변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