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립소방연구원은 차량 침수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탈출을 위한 차량 유리 종류별 파손 특성과 탈출 가능성을 비교·분석한 실험을 실시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최근 두 장의 유리 사이에 특수 차음 필름(PVB 등)을 삽입한 '이중접합차음유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소음을 줄여주는 등 차량의 정숙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열처리로 강도를 높여, 충격을 받으면 작은 입자 형태로 부서지는 '강화유리'를 기준으로 한 긴급 탈출 방법이 널리 알려져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차량에 적용된 유리 종류에 따라 실제 탈출 가능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강화유리가 장착된 차량과 이중접합차음유리가 장착된 차량을 대상으로 비교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강화유리는 비상탈출망치나 펀치형 망치와 같은 전용 탈출도구를 활용할 경우 비교적 쉽게 파손돼 탈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차량 시트 머리받침대에 연결된 금속봉을 이용한 방식은 유리가 파손 한계에 도달하기 전 창틀과 몰딩이 충격을 흡수해 손쉽게 유리를 파손하기 어려웠다.
특히 유리 중앙부만 타격해서는 효과적으로 유리를 깨뜨리고 탈출하기 어렵고, 가장자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타격해야 유리를 파손하고 나올 수 있었다.
반면 이중접합차음유리는 머리받침대 금속봉과 비상탈출망치, 펀치형 망치, 카드형 망치를 이용해 반복해서 타격하더라도 잘 깨지지 않았다.
이는 유리와 유리 사이 내부 중간막으로 인해 타격한 부위만 국소적으로 파손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탈출 공간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즉, 똑같은 비상탈출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유리 종류에 따라 탈출 가능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차량 특성에 맞는 대응 방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연구원은 강화유리가 장착된 차량은 비상탈출도구를 이용해 측면 유리 모서리 부분부터 깨뜨려 탈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중접합차음유리가 장착된 차량은 유리를 깨뜨리는 것만으로는 탈출하기 어려우므로 침수 상황 등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전동 창문 버튼을 눌러 창문을 미리 열거나, 문을 열어 탈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SUV 등 차량 내부와 트렁크가 연결된 차량은 측면 창문이나 문 외에도 트렁크를 탈출 경로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침수 초기 아직 전동장치가 작동하는 동안 미리 열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차량 구매자 및 운전자는 차량 유리 좌·우측 하단에 표기된 'Tempered(강화유리)' 또는 'Laminated(이중접합유리)' 등의 정보를 통해 차량에 장착된 유리 종류를 미리 확인하고, 이에 맞는 탈출 방법을 사전에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이번 실험은 차량 유리의 파손 여부가 아니라 실제 탈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실험"이라며 "국민들께서는 비상탈출도구를 차량 내에 비치하는 것과 함께 자신의 차량에 어떤 유리가 적용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해 두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