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간 교제한 연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7일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재판장 송오섭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20대 남성 A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모두 사실오인,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술에 취했지만 의식이 없을 정도의 만취 상태는 아니었고 의사소통도 충분히 가능했다"며 "사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블랙아웃 현상으로 볼 수 있고 이 같은 사정만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결정 능력이 없었다는 등 심신장애는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법과 제도가 수호하고자 하는 최고의 가치로 살인은 이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어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사정 등을 두루 고려해서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며 중한 죄질과 죄책에 상응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16일 밤 9시 17분쯤 제주시 아라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20대 연인 B씨를 말다툼 끝에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직후 직접 119에 신고했지만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B씨는 끝내 숨졌다.
B씨는 과거 교제폭력 관련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돼 관계성 범죄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APO 관리 대상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7월 이후 추가 신고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 조치는 해제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해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고 경찰 조사에서도 범행 경위와 심경을 상세히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