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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TK 반도체 팹 유치?…"인재 공급·소부장 내실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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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남 투자설 돌자…추경호·이철우 "반도체 팹 유치"
그러나 기업도, 지역도 아직은 반도체 팹 건설 여의치 않아…"시기상조"
"시장·도지사가 반도체 팹 부지 선정할 수는 없어"는 비판도 제기
섣부른 반도체 팹 유치보다는 '인재 영입 방안 구축·소부장 생태계 내실화'가 우선

연합뉴스연합뉴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호남·충청권 반도체 팹 투자설이 나오자, 대구시장·경북도지사 당선인이 반도체 팹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며 지역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4일 SK하이닉스 호남권 투자설에 대해 "새로운 후공정 거점이 확대되면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핵심 소재와 부품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며 "배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최적지는 바로 경북 구미"라고 말했다.

추경호 당선인도 최근 SNS에 "대구·경북은 연간 1,750명의 비수도권 최대 반도체 인력양성 체계를 갖췄고, 군위군을 비롯해 반도체 팹 건설을 위한 대규모 전용 부지도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반도체 팹 유치 의향을 피력했다.

반도체 후공정 투자설이 나오는 만큼 후공정은 호남이, 전공정은 영남이 담당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이철우 지사는 소부장(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전력·용수 인프라, 대규모 부지가 갖춰진 구미가 최적지라며 반도체 팹 투자를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시장·도지사가 반도체 팹 부지 선정할 순 없어"…기업도, 지역도 여력 부족

지난 2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 구미 반도체 팹 투자요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북도청 홈페이지 캡처지난 2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 구미 반도체 팹 투자요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북도청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반도체 업계와 전문가들은 반도체 팹 유치 가능성에 대해 최소한 5~10년은 지나야 가능하다며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TK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전공정 팹은 후공정 팹에 비해 예산도 훨씬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이미 반도체 전공정 팹이 건설 중인 용인 클러스터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건설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전공정은 일단 규모면에서도 후공정의 10배 이상 되고, 투자금도 수십조 원이 필요하다. 후공정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당장 하고 싶다고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기초체력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가장 큰 문제로는 인재 영입 문제가 꼽힌다. 첨단 산업인 만큼 과학기술 인재가 많이 필요한데, 2019년 SK하이닉스 구미 유치 실패 당시와 인재들의 수도권 선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삼성이 가장 남쪽에 있는 공장이 평택이고, SK하이닉스는 청주이지 않느냐. 근데 (SK하이닉스 입사자들이) 청주에 배치되면 퇴사한다. 평택이 한계다. 서울에서 출퇴근이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심지어 지역 과기원 인재들을 채용해도 결국 수도권에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기업의 산업논리로 판단해야 할 입지 문제를 각 지자체장이 '치적 쌓기용 유치 공약'을 남발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역 단체장들이 앞다퉈 '반도체 팹' 유치하겠다면서 기업에게 압박을 넣는다. 그런데 팹 부지 선정은 지자체가 얘기할 부분이 아니다"면서 "최태원 회장이 (해외 팹 건설) 가능성을 열어둔 것처럼 반도체업체가 해외로 가는 방안을 고려 안 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섣부른 팹 유치보다는 '인재 수급'과 '소부장 생태계 조성'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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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재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포화상태인 만큼 5~10년 뒤에는 영남권에도 팹 조성이 가능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기현 전무는 "반도체는 치킨 게임이다. 공급 과잉 걱정한다고 투자를 안 할 수는 없다"면서 "결국 5년 뒤쯤에는 수도권이 포화 상태이므로 비수도권 이전도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구와 경북이 공동으로 유치한다면 2019년 SK하이닉스 구미 유치 당시와 비교해 여건이 좀 더 낫다"면서 "과기원이나 지역대학 계약학과들과 취업을 연계할 수 있으면 (인재 수급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단장은 섣부른 팹 유치보다는 기존의 지역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 내실화가 과제라고 제언했다.

이 단장은 "소부장 등 지역 특화 생태계를 잘 꾸려 사업이 내실화 되면 대기업이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올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내실화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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