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8박 10일 간의 첫 유럽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한다.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이라는 다자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일정이었지만, 대북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 마련과,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주의 기조 확인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트럼프 옆서 2시간 만찬…남북관계 진전 의지 확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대북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2명의 인사와 만남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틀 연속 대화에 나서며 남북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식환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한 이 대통령은, 이후 만찬에서는 2시간이나 트럼프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당초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양자회담이 성사될지 여부였는데,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얻게 된 것이다.
국가안보실 오현주 3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만찬장에서 중동 지역에 이어 한반도에서도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관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오랜 지정학적 역사와 남북 관계 현황 등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표명하는 한편,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자신으로서도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교황에 방북 가능성 언급…한반도 평화 지지 확인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에게 준비한 선물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또 하나의 남북관계의 물꼬가 될 수 있는 만남은 레오 14세 교황 면담이었다.
이 대통령은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에게 교황의 방북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날 별도로 진행된 교황과의 면담 때도 같은 내용이 다뤄졌을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간 직접 소통 창구가 사실상 막혀 있고,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관계국을 활용한 소통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교황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통해서라도 대화를 이끌어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교황청은 이 같은 대화의 노력에 대해 격려를 하는 한편, '인내 뿐만이 아니라 희망이 필요하다'는 말을 건네며 노력을 지속해 줄 것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에게 방한을 요청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화해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자유무역진영 EU와의 협력 강화 의미도
이재명 대통령과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브뤼셀 총리관저 내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순방의 또 다른 성과로는 EU, 주요 유럽국과의 협력 강화다.
EU와는 북한의 비핵화와 인권상황 개선 등에 한 목소리를 내는 한편, 내달 시행되는 새로운 철강 수입관리제도에 대비해 무관세 수입쿼터(TRQ)를 최대한으로 확보하려는 행보에 나섰다.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은 "대통령께서는 한-EU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가 양국 관계에 갖는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는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으며, 첨단과학기술·중소기업·사회연대경제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합의했다.
첫 방문국인 벨기에와는 배터리소재·에너지, 중소기업·스타트업,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의 협력을 늘려가기로 했다.
G7 정상회의를 계기로는 독일과도 양자회담이 진행됐는데, 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자유무역주의를 지키려는 EU 진영과의 외교에 이전보다 무게를 두려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대한민국이 유럽과 양자 관계 심화뿐만 아니라 세계질서의 변화 속에서 평화와 번영, 연대와 협력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이번 순방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