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천 대동천 합류 삼선교.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대전시가 또다시 63억 원을 들여 3대 하천 준설에 나선 가운데, 환경단체가 이미 파냈던 구간을 1~2년 만에 다시 파내는 것은 효과 없는 사업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이달 2일 올해 대전시가 추진한 국가하천 준설 현장을 살펴본 결과, 최근 2년 내 파냈던 8개 구간이 재준설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가 준설을 진행 중인 7개 공구 15개 구간 가운데 5개 공구 10개 구간은 최근 5년 이내 이미 파냈던 곳이고 8개 구간은 불과 2년 이내 파냈던 지역이라고 환경단체는 주장했다.
2024년 파냈던 만년교와 한밭대교, 대동천 합류부 등과 지난해 파냈던 대덕대교, 정뱅이다리, 한남대교가 다시 준설 지점에 들어갔다. 2022년 파낸 삼천교와 버드내다리도 재차 준설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대전시가 그동안 십수 년간 쌓인 퇴적물 때문에 통수 단면이 확보되지 않아 준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정작 어느 정도의 퇴적이 실제 홍수 위험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과 분석 자료를 시민들에게 공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불과 1~2년 만에 같은 장소를 다시 파내야 한다면, 이는 기존 준설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거나 앞으로도 매년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 규모의 준설을 반복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2024년 유등천 삼천교.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이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대전시는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갑천·유등천·대전천 등 3대 하천 26.1㎞ 구간을 파내면서 절차를 둘러싼 위법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전시는 통수 단면을 확보하는 정비 준설을 하겠다고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보고했으나,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거치면 우기 전 공사를 마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지 준설로 인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사가 시작되기 넉 달 전인 2024년 8월 이미 대전시에 유지 준설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대전시는 재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했고, 감사원은 대전시가 환경부 의견에도 재검토나 협의 시도 없이 정비 준설을 추진했다며 대전시와 금강유역환경청 양쪽에 주의 조처를 내렸다.
감사원이 2차 준설 구간 157개 지점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70.1%인 110개 지점이 하천 기본계획상 측량 단면보다 51㎝ 이상 깊게 파냈고, 갑천 일부 구간은 최대 336㎝까지 초과해 파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이를 근거로 지난 3월 이장우 대전시장과 준설 사업 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갑천 정뱅이다리.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환경단체는 같은 장소를 반복적으로 파내는 방식이 지속 가능한 홍수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 대전시가 3대 하천 준설에 투입한 예산은 2024년 약 40억 원, 2025년 약 170억 원, 2026년 약 63억 원 등 모두 273억 원이 넘는다.
환경단체는 강바닥을 깊게 파는 방식 대신 하천의 범람 공간인 홍수터 확보, 물길을 막는 인공 횡단 구조물 정비, 도심 우수관로 개선, 상습 침수지역 맞춤형 대책 등 자연 기반 해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준설 사업의 타당성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한 추가 감사 청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전시에 3대 하천 준설 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추가 준설 중단을, 금강유역환경청에는 준설 사업의 적법성과 타당성에 대한 독립적 검증을 요구했다.
대전시는 그동안 퇴적토를 방치하면 수질 악화 등 2차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적정한 준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법적 기준에 따른 유지관리 준설로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사업의 적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설명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