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골. 연합뉴스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한국을 꺾고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하며 온 나라가 거대한 축제 현장으로 변했다.
휴고 브로스 감독이 이끄는 남아공 축구대표팀은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한국을 1-0으로 제압했다. 벼랑 끝에서 완성한 반전 드라마에 현지 언론과 전 국민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현지 매체 '뉴스24'는 첫 경기 패배 후 무승부, 그리고 마지막 경기 승리로 이어진 남아공의 이번 여정을 "할리우드 대작 영화에 어울리는 각본"이라 평하며 기적 같은 토너먼트행을 자축했다. 또 다른 매체 'IOL'은 자국 대표팀이 이 정도의 흥분과 환희를 맛본 것은 "1996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이후 처음"이라며 이번 승리에 대대적인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승리의 주역인 74세의 노장 브로스 감독은 단숨에 국가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현지 언론은 그를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지혜로운 지도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비유했다. 'IOL'의 한 기자는 칼럼을 통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향해 "조심해라 시릴, '대통령은 휴고 브로스다'라는 외침이 더욱 커진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유쾌한 경고를 던지기도 했다.
이번 승리는 경기장 안팎의 압도적인 열세를 뚫어낸 결과라 기쁨이 더했다. 뉴스24는 몬테레이 현지를 가득 메운 한국 교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전을 언급하며 "그 상황은 희망이 보이지 않았고 남아공이 순환 정전을 겪을 때보다 더 암울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돌아봤다.
정부와 외신, 축구팬 모두 한마음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남아공에 자부심을 안겨주는 순간"이라 밝히며 국내외 국민에게 희망을 안긴 대표팀의 재능을 극찬했다. 거리에는 폭죽이 터졌고 소셜미디어는 댄스 영상과 32강 진출 공유 글로 마비됐다. 유통가 역시 첫 토너먼트 진출을 기념하는 할인 행사를 발 빠르게 준비하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반면 새벽잠을 설쳐가며 응원전에 나섰던 한국 교민 사회는 깊은 아쉬움과 충격에 휩싸였다. 한 교민은 현장에서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아쉬움이 매우 컸다"고 토로하며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무거워 보였다"고 씁쓸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