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연합뉴스독일 축구대표팀을 이끌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 조기 탈락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독일축구협회(DFB)는 3일(현지시간)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협회장의 제안에 따라 나겔스만 감독과의 계약 종료를 감독이사회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협회 발표에 따르면 나겔스만 감독은 전날 수뇌부와의 면담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노이엔도르프 회장과 루디 푈러 스포츠디렉터 등 협회 수뇌부가 자진 사퇴를 권유하는 방식을 취했을 뿐,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은 지난달 29일 파라과이와의 월드컵 32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이로써 통산 4회 우승국인 독일은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3회 연속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회 직후 나겔스만 감독은 "도망치지 않겠다"며 잔류 의지를 피력했으나, 마츠 후멜스, 필리프 람 등 전직 국가대표 선수들을 중심으로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파라과이전 승부차기 당시 레온 고레츠카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키커 나서기를 거부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팀 분위기가 와해된 정황도 드러났다. 독일은 이번 패배 전까지 월드컵 본선 승부차기 무패 기록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2023년 9월 부임한 나겔스만 감독의 당초 임기는 유로 2028까지였다. 독일축구협회는 지난해 1월 재계약 당시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시 계약 조기 종료' 조항을 삽입했으나, 독일이 32강에는 진출함에 따라 조항을 적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협회는 나겔스만 감독에게 1년 치 연봉에 달하는 700만 유로(약 122억 7000만 원)의 위약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사령탑으로는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독일축구협회는 "후임 선임과 관련해 클롭과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미 클롭 측도 감독직 수락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클롭 감독은 2015년부터 9년간 리버풀을 이끌며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견인한 명장이다. 지난해 1월부터는 글로벌 기업 레드불의 '글로벌 사커 책임자'로 재직하며 연봉 약 1000만 유로(약 175억 원)를 받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해설가로 활동한 그는 대회 초반 방송에서 "다행히 아직은 나겔스만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는 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남겨 감독직 부임설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