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연합뉴스민선6기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경기도교육청에 연일 감사 요청을 하고 있다.
모두 전임인 임태희 교육감 당시 발생한 사안인데, 현재까지 인수위가 감사를 요청한 인원은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등 44명에 달한다.
감사 대상자만 44명…전임 교육감 1호 공약도 정조준
12일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에 따르면 인수위는 지난 7일부터 감사 요청 사안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건은 △김승희 전 윤석열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사건 △'하이러닝' 특혜·위법 의혹 △5·18 역사 왜곡 논란 도서 △교사 5명 사망 사건 △교육행정 위반 등 5가지다.
인수위는 김승희 전 비서관 사건과 관련해 "축소·은폐, 관련자들의 부당 승진과 감사 부실이 의심된다"며 당시 경기도교육청과 성남교육지원청 공무원 등 13명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2023년 7월 성남 한 초등학교에서 김 전 비서관의 초등학생 딸이 한 학년 아래 여학생을 리코더나 주먹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사건이다. 성남교육지원청 학폭위는 김 전 비서관 딸에게 강제전학(판정점수 16점 이상)보다 한 단계 낮은 학급교체(15점) 처분을 내렸다.
이후 김 전 비서관이 김건희 씨와 과거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을 수료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측근 무마 의혹'으로 번졌다.
인수위는 "김 전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사건 처리 전 과정에서 사안이 부적정하게 축소·무마됐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가해학생에 대한 강제전학 회피 및 외압 의혹에 관한 독립적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임태희 전 교육감의 1호 공약사업인 '하이러닝'도 정조준했다. 하이러닝은 학생 개인의 학습 수준과 진로에 맞춰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임 전 교육감이 전국 시도교육청 중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인수위는 "사업 발주 전 전임 교육감 등 핵심 관계자들과 수주 기업인 KT 고위 임원진 간 비공개 프리젠테이션 의혹이 제기됐다"며 "의무 절차를 위반한 채 특정인의 추천을 받은 민간업체와 수의계약 연구용역 보고서만으로 사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인수위는 당시 기획 공무원과 전문가 등 4명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 상태다.
이밖에도 인수위는 임 전 교육감 당시 사안들을 하나하나 감사 대상으로 판단했다. 인수위는 경기도내 학교 도서관에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비방하는 도서가 비치돼 있다며 비치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또 교권보호에 앞장서야 할 경기도교육청이 오히려 교사 사망 사건을 은폐하거나 방치했다며 관련자 10명에 대한 감사를 촉구했다. 대규모 미달이 발생한 광명시 진성고 사태 등 공무원들이 교육행정 기본원칙을 어겼다며 관련자 17명에 대한 감사도 요구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인수위 "피해자 고통 여전…이번에 밝혀내야"
현재까지 인수위가 감사를 청구한 인원은 44명. 인수위 활동이 종료되는 오는 14일 전까지 또다른 사안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인수위가 전임 교육감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십 명에 달하는 공무원이 감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교육당국 한 관계자는 "전임 교육감 임기 동안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맞지만 이렇게 매일 감사 요청을 하는 것도 일반적이진 않다"며 "교육청 공무원들이 대상자가 되다 보니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위는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선 감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점을 밝혀내고 대안을 마련해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인수위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육청 차원에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거나 그 시기를 놓치다 보니 결국 문제가 커지는 것"이라며 "일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전임 교육청의 처리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혹이 있는 부분은 감사를 통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자는 취지"라며 "그래야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인수위의 청구 사안을 살펴본 뒤 감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인수위가 요청한 사안들은 교육감에게 전달되고, 교육청 역시 차후 진행 방향을 검토한다"며 "다만 현재 상황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