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의원들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의 면담장에 취재진, 보좌관 등의 출입을 막으며 비공개를 요청하는 경찰과 대치하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여권 주도로 국회 상임위원회가 운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탈영 의혹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원내에서 이길 수 있는 싸움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장동혁 대표는 원내 협상 대신 장외 정치와 당내 징계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문발차' 상임위, '보이콧' 국민의힘…원 구성 난망
22대 후반기 국회는 원 구성 파행 이후 사실상 '개문발차'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운영·법사·정무·재경·과방·국방·행안·문체·농해수·기후에너지환경노동 등 10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은 이뤄지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소속 상임위원 전원의 사임계를 제출하며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처럼 '보이콧'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여당을 압박할 수단은 부족하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가동할 수 있는 의석 구조에서 국민의힘의 불참은 스스로 발언대를 비워두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결국 상임위라는 원내 투쟁의 무대가 닫히면서 이후의 공세 카드들도 실질적 압박 수단 없이 여론전에만 기대야 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오는 17일 제헌절을 원 구성 데드라인으로 제시했지만 타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10일 원내대책회의 이후 "민주당이 어떤 협상안을 제시하고 같이 협력하는 일이 있어야 하는데 그쪽이 강하게 나가고 있고, 우리 또한 공소취소 특검을 취소하라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17일까지 합의가 될 수 있겠냐는 생각(의구심)을 현재는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소취소 특검 문제에서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가 없어 파행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외 이슈로 전선 확대…장윤기·안규백 공세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대신 국민의힘은 원외 이슈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우선 장윤기 사건을 내세워 경찰의 증거인멸 논란과 함께 여당이 추진해 온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압박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이 살인자를 위해 증거를 인멸한 경악스러운 사건"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권 독점을 견제할 보완수사권 존치는 당연하고, 경찰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세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9일과 10일 광주경찰청과 경찰청을 잇달아 항의방문했지만 청장을 만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민주당은 이미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해 심사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대안 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상임위 보이콧으로 심사 테이블에서 '셀프 배제'시킨 데다 의석 구조상 표결로 막을 수도 없어 발의가 선언적 의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안규백 장관의 탈영 의혹 공세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10일 "군 기강을 확립해야 할 국방 수장이 정작 군 기강을 유린한 의혹의 당사자로 전락했다"며 "7개월 무단이탈, 헌병대 DP 체포, 30일 영창, 8개월 추가 복무 등 폭로의 내용은 구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혹은 과거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된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도 "40년 전 잘못된 기록을 공개한다면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잘못된 기록만이 머리에 남지 않겠나"며 안 장관의 병적기록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원내에서 손 놓고 장외로…흔들리는 리더십엔 '징계 정치'
박종민 기자원내 전선이 겉도는 사이 장 대표의 동선은 밖으로 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집회에 수차례 참석해왔고, 당무 복귀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 구월로데오광장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집회를 찾으며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12일에도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6·3 참정권 박탈 사태 관련 청년 간담회를 연 뒤 부산 서면 하트광장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밖으로 향한 장외 행보와 나란히 안으로 향한 징계 정치도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10일 뉴데일리 유튜브에서 "뺄셈 정치 하지 말라고 하는데 우리 편을 향해서 총을 쏘는 사람이 가장 큰 마이너스"라며 "해당 행위를 하는 사람은 정리하고 가는 게 맞는다는 것을 뺄셈 정치라고 한다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 진정한 뺄셈 정치"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징계 여부와 수위를 논의할 윤리위원 1명을 추가 임명하는 등 장 대표의 강한 징계 의지에 발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