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2016년 AI 알파고 리와 대국 중인 이세돌(사진 오른쪽). 왼쪽은 2026년 AI 카타고와 대국 중인 신진서. 연합뉴스·이시용 작가 제공"
2점 접바둑이라서 이겼다고? 중국 기사들까지 포함해도 신진서 외에는 (AI에게) 이길 기사는 떠오르지 않는다."
10년 전 인간 최초로 인공지능(AI)과의 공식 바둑 대결에서 첫 승을 거둔 이세돌(43·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 9단. 그가 AI 카타고를 2-1로 꺾은 '세계 랭킹 1위' 신진서(26) 9단의 기량을 극찬했다.
특히
AI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기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 신진서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중국 매체가 신진서의 AI전 승리를 폄훼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신진서의 AI 카타고전 관련 중국 시나스포츠 기사 일부. 시나스포츠 홈페이지 캡처신진서는 17~21일 열린 기신전(棋神戰)에서 현존 최고 수준의 바둑 AI 카타고(KataGo)와 3번기 대국을 벌였다. 1국 패배 후 2·3국 연속 승리로 AI 상대 첫 2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신진서의 승전보가 전해진 직후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설계된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2점 접바둑과 AI에게 불리한 시간 제한 등 대국 방식을 문제 삼으며 "인간이 AI를 이긴 게 아니다. 한국기원이
인간이 이길 수 있는 결과를 만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리스펙 해야…두 점에 이길 기사, 진짜 있는가?"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한 이세돌. 박재홍의 한판승부 SNS 영상 캡처
그러나 이세돌은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신진서의 이번 승리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신진서가 보여주는 바둑은 정말 대단한 것으로 리스펙 해야된다"고 전제한 후 "누구나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연 두 점에 이길 수 있는 기사가 진짜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생각나는 기사가 사실 없다.
중국까지 포함하더라도 정말 생각이 나질 않는다"며 "신진서 외에는 (두 점 바둑이어도) 거의 다 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재홍 앵커가 "세계랭킹 2·3·4·5·6위가 모두 중국기사들이 차지하고 있다"며 그들이 카타고를 이겼을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자 이세돌은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어떤 기사가 완벽하게 카타고를 제압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신진서 외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진짜 떠오르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진서라면 10년 전 알파고에게 세 판도 이길 수 있었을 것"
신진서 9단이 AI 카타고와의 대국을 앞둔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그는 또 신진서를 "신공지능"이라고 표현하며 "
AI와 가장 가까운 기사"라고 평가했다. 이세돌은 "(신진서는) AI를 모방하고 따라하던 것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뭔가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 더 발전된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며 "그런 기사는 신진서 외에는 없다. 이번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신진서가 10년 전 알파고 리(AlphaGo Lee)와 맞붙었어도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추켜세우며 "신진서였다면 1승 4패가 아니라 두 판, 혹은 세 판까지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극찬을 이어갔다.
이세돌은 신진서를 향해 더 높은 도전을 권유했다. 그는 "
신진서가 이제는 더 의미있는 대국을 해야한다"며 "이번 카타고전에서 승리하면서 더 큰 의미있는 대국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세돌이 언급한 '더 의미있는 대국'은 중국 AI 절예(FineArt, 绝艺)와의 대결이다. '절예'는 중국 텐센트에서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이다. 세계 최상위권 바둑 AI로 평가된다.
이세돌은 "절예와의 대국을 위해 한국기원, 중국기원이 발 빠르게 추진해줬으면 좋겠다"며 성사되면 해설을 맡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신진서도 카타고와의 최종 대국 후 "지금보다 더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는 도전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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