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별거·동거 종료를 경험한 사람 2명 가운데 1명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피해율은 3년 전보다 높아진 반면 남성은 감소했고, 여성의 스토킹 피해는 남성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4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별 경험자 절반 "폭력 피해"…여성은 59.6%
조사 결과 이혼·별거·동거 종료 등 이별을 경험한 사람의 50%는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2022년 조사와 비교하면 여성 피해율은 54.5%에서 59.6%로 5.1%포인트 상승한 반면, 남성은 47.4%에서 40.0%로 7.4%포인트 하락했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29.1%로 남성(18.9%)보다 1.5배 높았다. 성별과 관계없이 이별 이후보다 이별 이전에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유형별로는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 피해율이 여성 26.8%, 남성 16.3%였고, SNS 감시나 계정 도용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 피해율은 여성 13.7%, 남성 9.9%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 7.6%, 남성 4.1%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보다 각각 1.8%포인트와 1.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폭력 유형별로는 경제적 폭력만 0.4%에서 0.6%로 증가했다. 신체적 폭력은 1.2%에서 1.1%로, 성적 폭력은 2.3%에서 1.0%로, 정서적 폭력은 5.7%에서 4.9%로 각각 감소했다.
"가정폭력은 집안일" 인식은 오히려 강화
이번 조사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허용도는 낮아졌지만, 피해를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로 보는 인식은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을 저지른 뒤 진심으로 후회하면 용서할 수 있다'는 응답은 2022년 23.8%에서 21.6%로 2.2%포인트 감소했다. '어릴 때 학대를 당한 사람이 가정폭력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도 13.7%에서 12.0%로 1.7%포인트 줄었다.
반면 '왜 피해자가 폭력을 행사하는 배우자를 떠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41.2%에서 43.8%로 2.6%포인트 증가했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응답도 20.5%에서 23.2%로 2.7%포인트 늘었다.
이웃의 부부폭력을 신고하겠다는 응답은 27.6%로 2022년보다 5.7%포인트 감소했다. 아동학대 신고 의향도 43.6%로 같은 기간 1.5%포인트 줄었다.
성평등부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이번 실태조사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정폭력방지법)'에 따라 성평등부가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 승인통계다. 조사 결과는 가정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성평등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정폭력과 친밀관계 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관계부처와 함께 지난 13일부터 추진 중인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신체적·성적 폭력에 이르지 않는 지배·통제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법무부와 협의해 마련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 스토킹 피해자의 개인정보 삭제를 지원하는 '스토킹방지법' 개정을 추진하고, 경찰과 가정폭력 상담소 간 공동 대응체계를 운영해 상담 과정에서 위험요소가 포착되면 신속한 보호∙인계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폭력 피해자 주거지원 시설도 내년까지 364호에서 384호로 확대할 예정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는 이별폭력 등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복합적인지를 보여준다"며 "법과 제도를 정비해 피해자를 보다 두텁게 지원하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예방부터 선제 대응, 사후 보호까지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