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 제공도로 위의 분노가 괴물이 된다. 난폭 운전, 보복 운전, 음주 운전처럼 현실에서 마주칠 법한 공포가 김종일의 신작 장편소설 '잠들면 눈뜬다'의 출발점이다.
김종일의 장편소설 '잠들면 눈뜬다'는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에 수록됐던 단편 '일방통행'을 장편으로 확장한 로드 레이지 스릴러다.
소설은 119 구급차 운전기사 무영과 아내 수정의 상처에서 시작한다. 두 사람은 3년 전 보복 운전으로 벌어진 연쇄 추돌 사고로 뱃속의 아이를 잃었다. 사고 이후 겨우 일상을 붙잡고 살아가던 무영의 주변에서 일방통행로 역주행, 도를 넘은 보복 운전, 버스 안 취객 난동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른다.
서로 무관해 보이던 사고는 프로파일러 예령의 등장으로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예령은 이 사고들의 배후에 상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가 개입해 있다며 무영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도로 위 현실적인 공포와 불길한 초자연적 기운이 맞물리면서 이야기는 다시 무영의 일상을 흔든다.
제목은 프란시스코 고야의 판화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뜬다'에서 착안했다. 순간의 분노에 휩쓸려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그 앞에서 평범한 시민이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분투가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김종일은 '몸'으로 제3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가다. '손톱', '삼악도', '마녀의 소녀', '밸런스 게임 지옥' 등을 썼고, '마녀의 소녀', '몸', '손톱' 등은 영상화가 진행 중이다.
김종일 지음 | 황금가지
문학동네 제공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1926년 실제로 사라졌던 11일이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로 다시 쓰였다.
마리 베네딕트의 장편소설 '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등을 남긴 애거사 크리스티가 1926년 가족에게 "드라이브를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사라졌다가 11일 만에 한 호텔에서 발견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당시 그는 실종 기간에 벌어진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고,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문학사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마리 베네딕트는 이 공백을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라 한 여성이 자기 삶과 존엄을 되찾기 위해 감행한 선택으로 다시 상상한다. 작품은 실종 뒤 남편 아치볼드 크리스티의 시점과 애거사가 쓴 것으로 보이는 과거의 원고를 교차시키며, '애거사는 어디에 있는가'와 '무엇이 그를 사라지게 했는가'라는 두 질문을 따라간다.
책에는 추리소설가 애거사 이전의 인간 애거사도 함께 담겼다. 친언니의 말에 자극받아 탐정소설 집필을 결심한 일, 1차 세계대전 당시 간호사와 약사로 일하며 독극물 지식을 쌓은 경험, 아치볼드와의 연애와 결혼, 남편의 무관심과 배신 속에서 가정과 꿈을 지키려 한 시간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는 출간 뒤 뉴욕 타임스와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아마존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전기적 사실과 장르적 상상력을 엮어 전설이 된 작가의 이름 뒤에 있던 한 여성의 불안과 분투를 좇는다.
마리 베네딕트 지음 | 백지민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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