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6대 종단 수장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내 북미정상회담 추진으로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불씨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에 지각판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통일부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1년 동안 정말 답답했습니다. 자청해서 두 번째 통일부 장관직을 수행하며 어떻게든 고착화된 현상을 타파 해봐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시작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좌절의 시간 이었다"고 소회를 밝힌 뒤 이같이 느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 이후 북미 양국이 모두 대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대응 양상을 보이는 만큼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어제 밤 김여정 부장의 담화도 있었지만 지금 가장 바쁜 건 평양일 것 같고, 똑같이 바쁜 게 워싱턴"이라면서 "지금은 북미의 시간으로, 미국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평양도 굉장히 전략적으로 움직이면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특히 김여정 부장이 전날 밤 발표한 대남 비난담화도 북한의 전략적 대응으로 평가하면서 "그 의도는 분명하다. 북미 간에 직접 (대화를) 할 터이니 남측은 배제한다는 그런 의도"라면서 "미국에 대해 시그널을 보내고 남쪽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여정 부장이 지난 19일 한미훈련을 축소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평가절하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기는 대미입장을 밝힌 반면 20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막말과 조롱 섞인 대남비난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이 당국자는 한미훈련을 축소한 뒤 북한 비핵화 언급을 피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9차 당 대회에서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두 가지 조건, 즉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에 대한 "정확한 응답"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의 입장에서는 비핵화를 얘기하면 미국과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니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어쨌든 어거지로라도 사실상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미대화를 통해서 근본문제,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바꿔보자는 거대구상이 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북미대화가 열릴 경우 미국의 핵위협은 해소할 수 있어도 북한 핵을 사실상 용인해 한국의 안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핵 자동차가 질주하고 있는데 일단 '스톱'을 시켜야 후진할 수 있다"며 대화를 재개해 핵을 중단시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동맹인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하고 협력하면서 우리의 최소한의 요구를 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 '최소한의 요구'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상하게 설명한 대로 우선 북한의 핵 능력을 멈추게 하고 그 다음 감축단계로 가고 궁극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오늘 이 순간에도 북핵 능력은 증강 중이고 남북관계는 막혀 있는 현실에서 북미대화 재개 외에 동력이 뭐가 있느냐"며, 한국 배제 즉, 한국 패싱 주장은 북핵 문제 해결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동영 장관은 7대 종단 수장단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도 "한반도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며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그것을 통해 한반도 정세,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재정립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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