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두 달 연속 올렸다.
기준금리 연속 인상은 역대 네 번째이지만, 긴축 시작과 함께 연거푸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당히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였다"라며 "시장에 강한 시그널을 보냈다"고 자평했다. 지난달 첫 금리 인상 직후 밝힌 추가 인상의 '속도'를 곧바로 보여준 것이다.
신 총재가 제시한 추가 인상의 조건인 물가, 성장은 모두 충족됐다.
한은은 이날 인플레 지표인 근원물가의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2.5%로 상향 수정했다. 또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도 기존 2.6%, 2.1%에서 각각 3.3%, 2.9%로 크게 높였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8년여 만에 최대인 15.6%가 늘었다.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누르기 위해 금리 연속 인상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신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선제적·사전적·조기 대응'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반복해 강조했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고 물가 오름세가 확산하기 전에 조기 대응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성장 측면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에 비유하며 "뒤늦은 대응을 했을 때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의미로, 앞으로도 한국은행은 '호미'로 정책을 펴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집값과 가계부채, 환율 안정에도 선제적 대응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 "환율이 많이 하락하고 안정됐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통화정책으로 조기 대응하면 외환시장 중심을 잡아주고, 충분히 원화가 추가 강세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은 예측성이 더 중요한데 한국은행이 통화제도 신뢰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신 총재는 '매파본색'을 드러낸 연속 금리 인상과는 달리 속도 조절 의사도 함께 내보였다.
그는 연속 금리 인상의 의미를 "일정 폭의 금리 인상을 앞으로 좀 옮겨 그만큼 더 효과를 얻겠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 사이클의 금리 상단을 언급한 것인데, 이날 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인 점도표는 21개의 점 가운데 10개가 3.25%였다. 3.50%는 6개에 불과했고, 현 3.00%도 5개나 나왔다. 한 차례 추가 인상으로 긴축 기조가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인 것이다. 신 총재도 이에 기반해 "완만한 인상세를 예상"했다. 지난달 금통위 의결문에 있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도 이날 의결문에서는 사라졌다.
이에 따라 3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추가 인상은 내년 1분기로 넘어가게 됐다. '매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비둘기'라며 시장이 안도하는 이유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3년 만기가 전 거래일보다 6.1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755%에 마감하는 등 장·단기물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금리 인상 발표 직후 1370원대로 떨어졌다가 신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 등이 전해지자 다시 1380원대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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