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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관 사망한 기후부…올해 직장내 괴롭힘 신고 쏟아졌다[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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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양형욱 CBS 정책부 기자

신고 10건 가운데 8건이 올해에
사무관 사망 전후로 7건 몰려
업무 과부화…인력 충원은 요원
옛 환경부·산업부 간 문화 차이도 여전
법으로도 충분히 보호 못 받는 공무원들


◆ 홍종호> 자, 다음으로 알아볼 소식은요.

◇ 양형욱> '기후부 직장 내 괴롭힘 올해 급증'.

◆ 홍종호> 이거 상당히 중요한 소식인데 한번 말씀 좀 해주세요.

◇ 양형욱> 저희가 메가프로젝트 관련 소식도 잘 다루고 있는데요.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그만큼 바쁜 부처가 됐죠. 기후에너지환경부가요. 그런데 지나친 속도전 때문일까요? 조직 내부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됐습니다. 저희 CBS랑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이 기후부로부터 최근 3년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처리 현황을 입수해 봤더니 그 결과가 충격적이었는데요. 먼저 이 취재를 시작하게 된 배경 설명을 잠깐 드릴게요. 지난달 16일이었습니다. 기후부 소속 30대 사무관이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교수님도 이 소식 들으셨죠?

◆ 홍종호> 물론이죠. 저도 이 얘기를 듣고 상당히 충격이었고, 참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 양형욱> 이 사망 사고가 알려진 이후 나흘 뒤에 20일이었거든요. 기후부 내부망에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는 취지로 적혀 있었는데요. 사건 발생 직후에 저도 이 글을 읽어봤어요. 읽어봤더니 고인이 상사로부터 잦은 질책, 인신공격성 발언, 모욕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고요. 상사로부터 인수인계도 못 받고 1년 8개월 동안 부서 이동만 두 차례 있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2년 안 되는 시간 동안 세 번 새로운 팀에 투입이 됐던 거죠.

이 문제가 그동안 언론이나 사람들의 주목을 크게 끌지는 못했거든요. 근래 부처 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이긴 해서 이번 기회에 자세히 짚어보려고 합니다. 최근 3년간 기후부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얼마나 접수됐고 처리는 어떻게 됐는지 연도별로 살펴봤습니다. 2023년 한 건, 2024년 한 건에 그쳤는데요.

◆ 홍종호> 그 당시는 그냥 환경부였죠.

◇ 양형욱> 그죠. 그런데 올해 들어서 8건으로 급증했습니다. 2023년은 정직 1개월의 징계, 2024년에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참고로 공무원 징계는 경고, 주의, 감봉, 정직, 해임, 파면 순으로 무거워집니다.

◆ 홍종호> 2023년 정직이 그렇게 보면 중징계에 해당하네요.

◇ 양형욱> 그렇습니다. 올해 첫 신고는 지난 4월이었습니다. 부당한 업무 배제 등을 이유로 기후부 4급 공무원 A씨가 신고됐고, 기후부는 두 달 뒤인 지난 6월에 그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예년과 비슷한 흐름이었는데요. 문제는 나머지 7건이 모두 지난달에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7건 가운데 5건이 사무관 사망 사건 이후 접수됐거든요. 이번 사무관 사망 사건 이후에 불거졌던 논란이 해당 사무관이 살아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했는지 여부였어요. 기후부와 기후부 노조는 고인의 신고가 없었다는 입장이었는데, 고인 주변에서는 고인이 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고민했었다라는 전언이 있었거든요.


◇ 양형욱> 그래서 저희가 팩트체크해 본 내용인데요. 사망 당일인 16일과 20일에 숨진 사무관과 관련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각각 들어왔었습니다. 하지만 두 건 모두 고인이 직접 신고한 것은 아니고 사망 이후 주변에서 신고한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 홍종호> 그러면 그 피해를 그 사무관이 받고 있다는 신고를 주변 동료들이 한 거군요.

◇ 양형욱> 네, 그렇게 추정이 되는데요. 취재를 하면서 저도 상당히 놀랐거든요. 왜냐하면 사고 발생 직후 기후부 건물 내부에 한 2주 정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었습니다. 그리고 오가는 공무원들 중에서는 근조 리본을 단 공무원들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언론 보도가 이루어진 이후에 기후부가 노조랑 유족과 소통을 서두르고 노조도 청와대 앞에 가서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었거든요. 이렇게 보면 부처 전체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자성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저희가 확인한 통계는 이런 분위기와는 다른 얘기가 아닌가 이런 걸 보여주고요. 내부에서도 "기후부가 정말 진심인 거야?" 이런 다른 얘기도 나옵니다.

◆ 홍종호> 앞에서 얘기했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올해 급증했다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지적이에요. 그죠?

◇ 양형욱>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올해 왜 이렇게 급증했을까 알아봤더니 물론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습니다. 근데 업무 과부하를 언급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현재 기후부가 옛 환경부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 중에서 자원 부분만 따로 떼서 신설한 조직이잖아요. 그동안 저희 기후로운 경제생활에서도 성공적인 조직 개편을 기대하면서 관련 보도를 해왔는데요.

개편 이후에 과거 환경부 직원들 입장에서는 성격이 전혀 다른 에너지 업무를 맡게 된 거잖아요. 그렇다 보니 업무 과부하가 온 걸로 보고요. 거꾸로 산업통상부 직원들도 맡지 않았던 옛 환경부 업무들을 맡은 경우도 있죠. 그렇다 보니까 기존 직원들도 업무 적응이 쉽지 않았을 텐데, 더군다나 저연차 직원들은 특히 고충이 더 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홍종호> 사실은 그동안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부처 재배치, 이름도 바꾸고 또 업무도 바꾸는 이런 일들이 없진 않았는데, 보니까 특별히 어떤 업무의 성격상 이번에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이런 괴롭힘 신고가 늘어난 뭔가 배경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양형욱> 그리고 여기 현 정부 기조가 지금 속도와 성과에 방점이 찍혀 있잖아요.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달성 이게 정부 목표였는데 이거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냐? 2030년까지 조기 달성해라.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니까 우리 이거 임기 내로 할 거니까 어떻게 전력이랑 용수 공급할 건지 대책 빨리 내놔라.

근데 이번에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이 발표됐잖아요. 거기 보니까 전문가들이 이 100기가와트로는 부족하다 이런 얘기가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또 추가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건지 이런 것들도 마련해서 보고해라. 이렇게 업무가 업무를 낳고 이런 업무의 연속이 계속되는 거죠. 그렇다 보니까 새 조직이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정책 목표는 계속 상향이 되고, 그때마다 실무자들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떨어지는 그런 구조인 셈이죠. 그 와중에 인력 충원은 요원하고요.

문제는 이런 속도전을 조직 전체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려면 국장은 과장을, 과장은 주무관과 사무관을 다그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거죠.

◆ 홍종호> 특별히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이 업무 부하가 급증한 이 배경이 잘 이해 되네요. 어떤 상황인지. 정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기후부가 내놓은 대책은 뭐죠?

◇ 양형욱> 기후부는 저연차 직원이랑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또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현재 행정안전부랑 인력 충원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데요.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최소 100여 명 정도는 늘려야 하지 않겠냐 이렇게 공개 입장도 밝혔습니다. 인력 충원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지는 지켜봐야겠고요. 일단 장관이 구체적인 충원 규모까지 언급한 것으로 봐서 기후부도 이 사안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K-GX, 전기차 보급 확대,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 이런 정책 목표도 중요하겠지만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조직 문화는 이번 기회에 분골쇄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공무원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기후부만의 문제는 아니었거든요. 얼마 전에는 소방청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었잖아요.

◆ 홍종호> 이 공무원 자살 소식 정말 끊이지 않고 들려옵니다.

◇ 양형욱> 사실 문제의 실마리는 간단합니다. 2019년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포함해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어요. 그런데 공무원은 이 법 적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면 인사혁신처나 소속 기관의 고충처리심사위원회를 통해서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라서 다른 노동자들은 외부 기관의 조사를 받을 수 있지만 공무원들은 이 길이 막혀 있는 거죠.

전문가들도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공무원 사회가 이런 셀프 조사를 바탕으로 가해자에 대한 처분, 피해자 보호 조치들을 결정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쉽사리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는데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에 공무원을 포함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러 현안에 밀려서 계류 중입니다정부는 물론 국회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양 기자 취재한 내용을 들어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물론 기후에너지환경부 내의 최근의 업무 급증, 왜냐하면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전기 없으면 안 되는 프로젝트들인데 이 전기 정책 업무가 다, 에너지 정책이 다 기후부, 과거의 환경부로 왔잖아요. 그런 성격 한 축도 있지만 동시에 이 에너지 정책이 기존의 경제부처인 산자부에서 넘어온 거죠.

그래서 저는 그 생각이 드네요. 이게 환경부의 어떤 조직 문화와 또 과거의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직 문화, 하나는 보전을 주로 하는 환경부, 하나는 성장을 주로 업무 영역으로 하는 이런 경제부처, 둘 사이에 또 잘 이 문화가 다른 면이 아무래도 그 안에 또 들어가면 직장 상사, 또 직원으로 연결이 되는데 거기서 오는 어떤 문화적인 차이에 따른 갈등, 소통의 부재 이런 거는 없었을까 이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보세요?

◇ 양형욱> 그런 얘기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많이 하고요.

◆ 홍종호> 아 그래요?

◇ 양형욱> 이게 부처 신설된 이후에 거의 1년 가까이 됐는데도 아직까지도 옛 환경부와 산업부 직원들 사이에 조직 문화 차이가 존재한다고 해요. 그래서 환경부 직원들은 일단 장관부터 에너지 일변도로 얘기를 하다 보니까 과거 환경 정책들이 후퇴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하고, 또 산업부 출신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린 그런 문화가 자체가 강하다 보니까,

◆ 홍종호> 왜 빨리 진행을 안 하냐 다그치고 이런.

◇ 양형욱> 그런 것도 있고요. 또 약간 산업 관료들의 소위 엘리트 의식 이런 것들도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융합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이런 것들은 어쨌든 리더십이 중요하고 어쨌든 이런 식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거거든요. 어떤 조직이 두 개가 합쳐졌을 때 그런 변화들이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리더 차원에서 또 사전적으로 예측하고 준비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지만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빨리 이 조직 문화를 조화롭게 잘 가져가기 위한 노력을 부처 내에서 열심히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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