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국토교통부 제공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앞에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부터 공공기관 지방 이전, 국가철도망 구축까지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 성과를 인허가가 아닌 '착공' 중심으로 관리하기로 한 만큼 이미 발표한 공급 물량을 얼마나 빨리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당장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서울시와의 주택 공급 협상을 이어가는 한편,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할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도 직접 챙겨야 한다.
31일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6개 부처 개각을 단행하면서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홍지선 현 국토부 제2차관을 지명했다.
홍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2차관에 발탁돼 김윤덕 장관을 보좌하며 도로·철도·항공 등 교통정책과 건설정책을 총괄해왔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경우 2차관에 오른 지 약 8개월 만에 장관으로 직행하게 된다. 지방고시 출신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李 경기지사 시절 '기본주택' 실무…28년 현장형 관료
홍 후보자는 이 대통령과 경기도에서 손발을 맞춘 '현장형 관료'다. 1970년 강원 동해에서 태어나 성남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버밍엄대에서 도시계획 분야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지방고시 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기도에서 약 28년간 도시·주택과 도로·철도·건설 분야 주요 보직을 거쳤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8~2021년 철도항만물류국장과 도시주택실장 등을 맡았다.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대표 주거정책인 '기본주택' 추진 과정에서도 실무를 담당했다.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 조성과 광역교통망 구축에도 관여했다. 정부가 홍 후보자를 수도권 주택 공급 속도전을 이어갈 적임자로 판단한 배경으로 꼽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인선 발표에서 홍 후보자에 대해 "경기도에서 주택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현장형 관료"라며 "주택공급 정책 설계부터 현장 집행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고 주거안정을 실제 성과로 연결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자의 신고 재산은 총 8억6천만원이다. 부부 공동명의로 서울 구로구에 전용면적 84㎡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고 가액은 각각 5억250만원씩 총 10억500만원이다. 모친 명의로 신고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호수마을5단지 아파트의 신고 가액은 3억5천만원이다.
3기 신도시부터 신규택지까지…'착공 속도전' 첫 시험대
홍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을 통해 신규 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한 수도권 23만가구+α 추가 공급 계획을 내놨다. 앞서 발표한 공급 대책까지 합치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50만가구 이상을 착공할 수 있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이르면 다음 달에는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7만3천가구 이상의 입지도 발표한다. 해당 물량은 지방자치단체와 상당 부분 협의가 이뤄져 행정·실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홍 후보자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수도권 주택 신속 공급이다. 홍 후보자가 발탁된 배경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조기 건설을 맡을 적임자란 평가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와 남양주시 재직 시절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 조성과 광역교통망 구축 등을 이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급 성과를 인허가가 아닌 '착공' 기준으로 관리하기로 한 만큼 발표된 물량을 실제 사업으로 얼마나 빨리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졌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기존 공공택지의 착공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신규 택지와 도심복합사업, 노후 공공청사 활용 등 추가 공급사업도 병행해야 한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 등으로 위축된 민간 주택 공급을 회복하는 것도 숙제다. 수도권 공급 목표를 공공 부문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만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후속 조치도 추진해야 한다.
용산이냐 탄천이냐…서울시와 협상도 이어받아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윤덕 국토부장관이 지난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어온 서울지역 주택 공급 협상도 홍 후보자가 넘겨받게 된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가운데 기존 건축물 등이 들어선 일부 부지를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를 주거 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에는 반대하고 있다.
두 차례 장관·시장 회동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서울시는 대안으로 강남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제시했다. 서울시는 약 39만3천㎡ 규모 부지에 최대 1만3천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했고, 국토부는 이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방침 철회를 전제로 일부 훼손된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도 열어둔 만큼 서울에서 추가 공급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지도 관심사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용산공원과 탄천물재생센터 등을 포함한 서울지역 주택 공급 방안을 놓고 3차 회동을 이어가기로 한 상태다.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회동 일정이 유동적이 된 가운데 향후 협의를 통해 합의안이 마련되더라도 이를 실제 공급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것은 홍 후보자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기관 2차 이전·국가철도망…균형발전 과제도 산적
주택 문제 못지않게 국토 균형발전을 둘러싼 굵직한 현안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현재 약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방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10~11월쯤 2차 공공기관 이전 방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집적·집중' 원칙을 제시한 만큼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정하고 지역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개각 발표 당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는 금융·세제 개혁은 물론이고 주택 공급물량 확대와 신속한 공급에 국가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기관 조기 세종 이전은 물론 행정수도 신속 건설, 최대 규모 공공기관 조기 지방이전, 3대 메가 프로젝트 등 수도권 집중 완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행정수도 건설 등을 새 국토부 장관이 풀어야 할 핵심 국정과제로 직접 제시한 셈이다.
향후 10년간 국가 철도망의 밑그림이 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도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숙원 철도사업의 반영을 요구하고 있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지역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도 홍 후보자의 과제다.
철도 안전 문제도 당면 현안이다. 홍 후보자는 입각 발표 하루 전 경기 의왕역에서 화물차량 입환 작업 중 코레일 직원이 숨진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철저한 사고 조사와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국토부 2차관으로 직접 담당했던 철도 분야인 만큼 반복되는 철도 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일 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장관 취임 시 이어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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