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분주하다. 검찰 수사권 폐지로 대표되는 '형사소송법 개정'에 발 맞춰 자신들도 필요한 입법을 위해 연일 국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까지 격주로 진행했던 정례브리핑도 매주 하는 것으로 바꿨다.
'뭘 하고 싶어도 제약이 너무 많다'는 공수처는 인력과 수사범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수처, 요구 사항 쏟아내지만…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달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원회 회의에서 그 어느 기관보다 많은 요구 사항을 쏟아냈다.
소위 회의 전부터 공수처는 국회 보좌진들을 상대로 공수처 관련 입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다녔다고 한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등 사법체계가 대대적으로 변하는 시기에 발을 맞춘 행보인 셈이다.
가장 큰 요구사항은 인력과 수사범위 확대다.
그동안 출범 후 마땅한 수사 실적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공수처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서 "떼를 쓰며 인력을 늘려 달라는 것이 아니라 기관이 정상적 역할을 할 수 있게 인력을 정상화해 달라는 것"이라며 "공수처는 단순 형사부가 아니라 특수부나 공안부 개념이라 수사가 정말 어렵다. 1년에 한 두건 기소하는 것도 사실 힘들다"고 호소했다.
우선 공수처는 공수처법 개정안 10조 2항(공수처 수사관은 40명 이내로 한다. 다만 중수청으로부터 중수청 수사관을 파견받은 경우에는 이를 공수처 수사관 정원에 포함한다)을 삭제해 공수처 인력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공수처는 국회 법사위에 "공수처의 합리적 조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현재 인원이 정원의 절반 수준이라는 게 공수처 주장이다.
수사대상 확대도 요구했다. 최근 국회는 공수처의 수사대상을 판·검사와 경찰 경무관 이상의 '모든 범죄'로 확대한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고 현재 법사위는 중수청장과 중수청 3급 수사관 이상을 공수처 수사대상에 넣는 개정안을 마련해 논의 중이다.
공수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중수청 4급 수사관과 경찰 총경도 자신들의 수사대상에 넣어달라고 요구 중이다. 공수처 수사범위가 협소해 정작 수사를 벌이기 어렵고, 막강해진 경찰과 중수청도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다만 국회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공소청, 중수청 등을 먼저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공수처가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공수처가 '내놓은 자식'처럼 돼 있는 상황"이라며 "수사범위 등이 애매하게 돼 있어 손을 보긴 해야 하지만, 현재 중수청 등이 우선이라 공수처는 입법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게 사실이다. 성과도 두드러지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관심을 더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 공수처장 임기가 끝나기 전에 공수처가 뭐라도 하려고 열심히 뛰고 있지만, 정작 국회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조직 위상' 재건에도 총력전
조직 위상도 신경 쓰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 대상에 자신들은 빼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앞서서도 공수처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하는 등 보완수사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
공수처는 이번에도 국회 법사위에
"공수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소청 검사와 군 검사는 공수처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대신 '공소청의 추가수사 의뢰에 협조' 등의 규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사 대 검사 입장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이 체계상 맞지 않다"면서 "분명히 추가 수사할 부분은 있을텐데 그런 절차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장의 재정신청권 신설도 줄곧 요구 중이다. 과거 자신들이 공소제기를 요구해도 검찰이 불기소할 경우 불복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던 공수처는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 국면에선 반드시 공수처장에게 재정신청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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