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를 맡아온 김용범 정책실장이 전격 사퇴했다.
지난 주말 6개 부처 중폭 개각이 단행된 지 불과 하루 만에 최고위 참모가 물러나면서, 그 배경과 후속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개월 만의 靑 실장급 첫 교체…초단기 사의 표명→수리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1일 "김용범 정책실장은 어제(31일)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지 약 1년 3개월 만의 퇴진으로, 청와대 실장급 인사의 교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각 발표 후 이틀 만, 또 전날 사의를 밝히자마자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사표가 수리된 점을 두고, 정책라인 개편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주요 국정 설계 주도했지만…'ETF 논란·부동산 책임론'에 비토 누적
연합뉴스김 실장은 재임 기간 정부의 핵심 아젠다인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과 '3대 메가 프로젝트', 대미 관세협상 등 굵직한 통상·산업 현안을 주도해 왔다.
또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의 밑그림을 직접 그리며 명실상부한 '정책 사령탑'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금융 시장을 뒤흔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추진 과정에서 거센 비판을 샀고,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의 총괄 책임자라는 책임론이 잇따랐다.
때문에 야당의 파상공세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국정 쇄신을 위한 용퇴론이 불거졌다.
靑 "경질 아닌 새 분위기" 선 긋기…'차관 기용'으로 정책 틀은 유지
다만 청와대는 이번 사퇴가 문책성 경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장 교체로 쇄신의 모양새를 갖추되, 기존 정책의 기조 자체는 흔들림 없이 끌고 가겠다는 포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 집행에 있어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참모가 바뀐 것"이라며 "이 대통령도 지난 기자회견에서 정부 출범 1년이 지났으니 일하는 방향 등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부동산 가격 정상화 등 핵심 국정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개각에서 지명된 이형일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각 부처의 현직 1, 2차관 출신으로, 김 실장과 호흡을 맞추며 정책을 실무 설계해 온 인물들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의 인식은 각종 정책 관련 논란을 고스란히 김 실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 실장의 퇴진은 집권 2년 차에 필요한 새로운 엔진, 새로운 분위기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임 인선에 쏠린 눈…'실무 관료'냐 '싱크탱크'냐
연합뉴스김 실장의 전격 사퇴에 후임 정책 사령탑 인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이끌 정부 내부 출신으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비서관 등이,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기본사회'와 분배 정의를 힘있게 추진할 인사로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각각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기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이 앞으로의 콘셉트를 어떻게 가져가려고 하느냐에 달린 문제"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오려면 외부 인사를 발탁할 수 있겠지만, 기존의 정책에 힘을 실으려면 그간 내부에서 일해 왔던 인사를 기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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