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정부 "영업이익 연동 N% 성과급 교섭 '의무' 아니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노컷뉴스를 선호 하는 출처로 추가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노동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 발표…쟁의 조정 단계서 행정지도
공장 신설·매각·AI 도입 '결정 자체'는 교섭대상 제외…"인력 배치는 원래 교섭 사안"
시행령 대신 지침으로…"쟁의범위 제한 아닌 예측가능성 제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정부가 기업의 영업이익 등에 일정 비율을 연동해 성과급을 요구하는 이른바 'N% 성과급'은 노동조합법상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공장 신설·이전이나 사업 매각, 인공지능(AI) 도입 같은 사업경영상 결정 그 자체도 교섭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그에 따른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등 인력운영계획이 확인되면 교섭대상이 된다는 기준을 함께 제시했다.

고용노동부는 3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대상의 판단기준을 구체화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지난 2월 발표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이 정한 일반적 판단기준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지침은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조정, 쟁의행위,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정부의 해석·운영과 사건 처리의 기준이 된다.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3자 권익 침해 우려"

지침은 우선 경영성과급 자체는 임금·복지·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사항에 해당해 의무적 교섭대상이 된다고 봤다. 다만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방식의 요구는 의무적 교섭대상 및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근거로는 기본권 간 균형을 들었다. 지침은 매출액은 비용이 차감되기 전 수익이어서 잉여이익으로 보기 어렵고, 영업이익은 이자·법인세·배당이 공제되기 전 이익으로 주주·채권자·국가 등 제3자의 법적 권리의 재원이 된다는 것이다. 또 당기순이익에는 노동 제공과 직접 연계되지 않는 영업외수익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익이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배당 등 다양한 경영판단의 재원인 만큼, 그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먼저 떼어내라는 요구는 '영업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제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부 권창준 차관은 브리핑에서 "노동3권도 헌법상 권리지만 영업의 자유 또한 헌법상 보장되는 권리"라며 "두 권리가 충돌하면 서로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석해야 한다. 당사자끼리 교섭할 수는 있지만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조정 단계서 '행정지도'…교섭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 아냐

연합뉴스연합뉴스
이 같은 해석은 실제 노동위원회 절차에 그대로 반영된다. 노동쟁의 조정 단계에서 노동위원회는 노동조합에 교섭 요구 내용을 다른 기준으로 바꿔 합리적인 요구안을 내도록 적극 권고하고, 노조가 응하지 않으면 해당 부분은 노동조합법 제2조 5호의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게 된다. 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으로, 사실상 각하에 준하는 처리다.

또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나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에 대해서는 의무적 교섭사항이 아니므로 사용자가 교섭을 거부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로 의율하기 어렵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노동부는 이런 방침을 노동위원회와 공유해 함께 대응할 계획이다.

공장 신설·매각·AI 도입…'결정'과 '인력운영' 갈랐다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는 근로조건 변동이 '가능성에 그치는 경우'와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나누는 방식으로 기준을 세웠다.

발표·공시만 있거나 중장기 경영계획, 경영진의 추상적 언급에 그친 경우, 언론 보도나 노조의 일방적 추정에 근거할 뿐 회사의 정리해고 계획 등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는 교섭대상이 아니다.

반면 정리해고 등 구체적 방침·계획이 수립 중이거나 결정된 사실이 사내 공지 문서나 노사협의회 자료, 단체교섭에서의 사용자 언급 등으로 확인되면 교섭대상이 된다.

구체적 사례도 제시됐다. 공장 신설·해외 투자·생산기지 이전 등 투자 결정 자체의 철회나 반대, 부지·규모·시기 결정은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다.

다만 공장 이전·신설로 인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계획이 확인·공지되면 신설 공장으로의 배치전환, 근무형태 변경, 근무지 이전에 따른 수당·이주비 지원 등이 교섭대상이 된다.

사업 매각도 매각 결정 자체나 매각 조건, 인수자 변경 요구는 제외되지만 고용승계 범위와 정리해고 회피·고용안정 대책, 기존 근로조건 유지는 교섭할 수 있다.

AI·자동화 설비 도입 역시 도입 자체에 대한 반대는 교섭대상이 아니나, 도입에 따른 직무·근무형태 변경이나 정리해고 계획이 확인되면 배치전환과 고용안정대책, 근무시간 조정, 안전보건 대책 등이 교섭대상에 포함된다.

권 차관은 배치전환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노동자는 물건이 아니다. 공장을 이전하면서 기계 옮기듯 사람을 옮길 수는 없다"며 "배치전환은 직무 내용이 바뀌고 출퇴근과 가족 등 생활상 불이익이 생기는 문제여서 당연히 교섭해야 하고, 이는 개정 노동조합법 이전의 법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완성차·조선·철강 등의 단체협약에는 배치전환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어제오늘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배치전환의 기준과 절차를 노사가 논의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시행령 대신 지침"…쟁의범위 축소 논란은 계속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 연합뉴스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 연합뉴스
이번 지침은 이재명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하위 법령 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와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의 교섭 의제 포함 논란이 계기가 됐다.

다만 노동조합법에 쟁의 대상을 하위 법령에 위임하는 조항이 없어 시행령 제정 시 월권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정부는 결국 지침 형태를 택했다. 권 차관은 "시행령과 시행지침을 놓고 내부 검토를 거쳐 청와대에서 최종 결론이 났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지침이 사실상 쟁의 범위를 좁힌다고 보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지침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권 차관은 이에 대해 "성문법 체계에서 모든 사례를 법에 구체적으로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행정지도를 통해 조정 절차에서 제약이 생기고, 부당노동행위 판단에서도 규범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에 체결된 단체협약이나 노사 합의는 그대로 유효하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