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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고 中 희토류 통제…공급망도 '동맹'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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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中 희토류 통제…공급망 '상시 위기'
각국 창고 채우는 비축 중심 대응 한계 노출
원유·LNG 스와프부터 핵심광물 공동조달까지
한일 협력 이어 G20·G7 다자공조도 속도
위기 때 서로 물량 대는 '공급망 동맹' 부상

연합뉴스연합뉴스
원유 수송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은 통항이 급감했다 회복되기를 반복하고, 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망인 중국은 수출 허가를 통해 공급을 조이고 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중국발 핵심광물 충격이 동시에 겹치면서 공급망 불안은 일시적 변수가 아닌 상시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다.

그동안 공급망 위기 대응의 중심은 비축을 늘리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개별 국가 차원의 안전판을 강화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위기가 반복·장기화하면서 대응의 무게중심도 각국이 저마다 창고를 채우는 '각자도생형'에서 국가 간 자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형'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비축만으론 한계…공동조달·투자로 넓어지는 공급망 협력

5일 산업통상부와 외교부가 추진 중인 공급망 관련 정책연구 자료를 종합하면 정부는 향후 국제협력의 범위를 단순한 정보 교환에서 공동비축과 스와프, 공동조달·투자, 위기 시 상호공급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발주한 핵심광물 공급망 연구용역은 최근 국제협력이 정보 교환을 넘어 비축, 공급망 다변화, 공동조달·투자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맞춰 한국이 주요국에 제안할 수 있는 비축 협력과 정·제련, 공동투자·조달 사업을 발굴하도록 했다.

외교부가 별도로 발주한 연구용역에서도 2028년 한국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공급망 협력체 구성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수입국뿐 아니라 수출국까지 포괄하는 협력체를 검토해 원유·석유제품·가스 등의 위기 시 공동 대응과 공급 안정화, 대체 에너지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구상이다. 정부는 관련 내용을 2028년 G20 정상회의 선언문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호르무즈 막히자 비축유 스와프까지…에너지 공조 시험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는 이같은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 2025년 기준 하루 평균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전 세계 해상 석유 거래량의 약 25%다. 이 가운데 80%가 아시아로 향한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동산 원유의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다. 정부와 정유업계가 8~9월 도입 물량을 전년 평균 이상 확보하고 10월분도 순차적으로 계약하고 있지만, 선박 공격과 봉쇄 위협이 이어지면 장기 수급은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가 우회 항로 확보와 함께 정유사에 비축유를 먼저 공급하고, 나중에 원유로 돌려받는 '비축유 스와프' 재개를 준비하는 이유다.

현재까지 우리와 가장 구체적인 협력망을 구축한 건 일본이다. 양국은 지난 3월 공급망 교란 징후가 포착되면 상대국에 통보하고, 실제 교란이 발생하면 요청 시 5일 이내 긴급회의를 여는 SCPA를 체결했다.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는 위기 시 원유·석유제품 스와프와 상호공급, 불필요한 수출 제한 자제, 원유 조달·운송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 3월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JERA는 LNG 수급 협력 협약도 맺었다.

지난 2일 도쿄에서 열린 첫 SCPA 이행 협의회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양·다자 협력과 위기 시 LNG·원유·석유제품의 안정적 수급 방안이 논의됐다.

양국이 실제 위기 때 어느 품목을 얼마나 내놓을지 정하는 단계로 협력을 구체화하려는 것이다. 일본이 제안한 '아시아 에너지·자원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POWERR Asia)'을 통해 역내 비축을 포함한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中 희토류 통제 장기화…G7도 '공급망 동맹'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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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 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중국은 지난해 4월 희토류 7종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도입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중국산 희토류나 중국 기술을 사용한 해외 제품까지 통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추가 조치는 올해 11월까지 1년간 시행이 유예됐지만 수출 허가에 따라 자동차와 반도체, 방산 생산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는 그대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통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중국 밖 자동차·첨단기술·방산·에너지 분야에서 연간 6조 5천억달러 규모의 생산이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역시 2024년 기준 희토류 금속 수입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한다.

한국은 미국과 핵심광물 공동 프로젝트 발굴·투자, 비축, 재자원화, 지질조사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지난 5월 미국 방문 중 G7 핵심광물장관회의에 파트너국 자격으로 참여해 가치사슬 다변화, 전략비축, 추적관리, 국제기구와 연계한 위기 대응 플랫폼 구축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G7은 지난 6월 기존 '핵심광물 생산 동맹'을 확대해 '핵심광물 회복력·생산 동맹'을 출범시켰다. 희토류와 영구자석의 경우 2030년까지 G7·파트너국 밖 단일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를 60% 아래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한국이 지난 5월 장관회의에 파트너국으로 참여한 만큼 향후 관련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급망 충격이 단기·국지적으로 발생해 비축만으로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개별 국가의 비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보 공유를 넘어 위기 때 실제로 물량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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