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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 파병" 외치던 국힘, 트럼프 압박엔 "무조건 찬성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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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말 듣고 진작 협력했어야"

①靑 파병 '검토 중'인 애매한 상황
②'전면 찬성' 내걸 경우 여론 부담
③민주당 포함 여권 안에서도 이견
"국방위 현안질의서 구체案 내놔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국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이 노골화된 가운데 반 년 전 '선제적 파병'을 주장한 국민의힘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의외로 '즉시 파병'을 밀지는 않는 모양새다.

이는 파병 자체가 공식화된 것은 아닌 '애매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초 파병 관련 보도를 부인했던 청와대는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 운신할 수도 있다"며 검토 단계라는 점은 시인했다. 다만, 전투 병력 포함 여부 등 구체안은 여전히 미궁이다.
 
이러한 상황은 국민의힘이 파병 찬반 구도보다, '간보기 외교'에 공세를 집중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호르무즈 사태 초기대응에 실패한 결과가 작금의 파병 청구서라는 논리다.
 

"'무조건 찬성' 아냐"…파병 찬반보다 '늑장 대응' 공세 초점

연합뉴스연합뉴스
현재 호르무즈 파병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입장은 조건부 찬성에 가깝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7일 CBS와의 통화에서 "여권 일각에서 몰아가듯, '무조건 파병을 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도 '파병'이란 말은 (직접적으로) 안 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건지부터 나와야 한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가 "입으로만 '노무현 정신' 외치지 말라"며 정부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내긴 했지만, 무턱대고 파병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란 얘기다.
 
실제로, 지도부의 첫 공식 반응은 오히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청와대가 지난 4일 "(호르무즈 관련) 군사적 기여를 포함한 실질적 기여에 대해 여러 번 얘기해 왔다"며 미묘한 기류 변화를 내비치자, 정점식 원내대표는 "여론과 야당의 반응을 간 보기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외 파병엔 국회 동의가 필수란 점을 짚으면서 "(정부가) 국회에 나와 지금 호르무즈 해협과 한미관계의 상황이 어떠한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파병 카드를 꺼낸 상황을 두고 "명백한 실기(失機)"라고 규정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 한국의 대응에 불만을 드러내며 "기억해둘 것"이라 벼르고, 우크라이나로의 무기 판매를 촉구한 일 등을 가리킨 것.
 
장 대표도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면서, 정부의 '늑장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장 대표는 SNS에 "미국의 요청에도 눈치만 살피며 (지원) 결정을 미뤄 오고, 호르무즈 해협의 우리 상선이 공격을 받아도 이란 편만 들더니 결국 동맹 불신과 공개적 압박이라는 청구서를 받아든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우리 당은 이미 지난 3월부터 국익과 한미동맹 차원에서 글로벌 안보 기여를 선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진작 결단을 내리고 적절한 수준의 협력을 했더라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지도부의 공세는 정부의 입장 번복을 때리는 데 쏠렸다. 전면적으로 파병 찬성을 내걸 경우, 장병들을 '총알받이'로 내몰려 한다는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 안에서는 이번 전쟁이 참여정부 당시 이라크전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교전략 부재'로 미국 측에 빌미를 줬다는 논리는, 향후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유효타'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정부·여당이 그동안 파병을 반대하다가, 궁지에 몰리니 야당이 파병을 찬성한다는 핑계로 어물쩍 면피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는 그런 아마추어리즘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野 국방위도 '신중론'…"정부가 구체안 내놓는 게 순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왼쪽)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임종득 의원과 심각히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왼쪽)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임종득 의원과 심각히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연장선상에서, 국민의힘은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를 열자고 주장한다. 정부가 구체적 파병안을 내놓고, 여야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라는 것이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임종득 의원은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방위원장에게 이같은 요청을 전달한 상태다. 임 의원은 CBS에 "여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도 비슷한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국익 차원에서, 국민의 생명·재산 문제, 경제적 실익, 한미동맹의 오랜 역사와 전통 등 3가지를 다 고려해 (파병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국방·외교통'들도 신중론을 펴고 있다. 유용원 의원은 "기존 아덴만 해역 내 청해부대의 임무 전환이나 역할 확대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김건 의원도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고 우리 선박을 확실히 보호하되, 전쟁에 직접 휘말릴 가능성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내에서도 반대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파병 논의가 당장 급진전될 가능성은 적다고 관측한다. 국방부도 속도 조절에 나섰다. 정빛나 대변인은 "실질적 기여 방안을 미국 측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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