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열리던 이란 남부 주택이 공습을 받아 무너진 모습. 연합뉴스미국의 대이란 압박이 강해질수록 이란을 굴복시키기보다 제한적인 군사 도발로 내몰아 미·이란 간 긴장을 통제 불능의 확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접고 더욱 강력한 경제 제재로 압박할 경우, 이란을 굴복시키기는커녕 군사적 확전으로 내몰아 파국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 제재 강화와 해상 봉쇄, 군사 타격을 병행하며 이란 경제를 '질식'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이란에서는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가 실패한 데다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마저 사실상 사라지면서 강경파의 입지가 커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미국과의 타협은 어렵게 쌓아온 이란의 군사적 성과를 포기하는 '배신 행위'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모흐센 레자이 사무총장은 최근 국영방송에 "전쟁과 협상, 봉쇄에 맞서는 전략의 근본적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더 넓은 해역으로 봉쇄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이란은 제재 해제를 열망하는 전쟁 피로층의 요구와 정권의 정통성을 사수하려는 이념적 지지층의 반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이 원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외교적 타결이지만, 외부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이란의 강함'이 이끌어낸 성과라는 모양새를 갖춰야 내부에서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지지 연구원은 또 "무엇보다 이란 정권은 미국에 비해 국민의 경제적 고통에 흔들리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이란 국민의 봉기 가능성 역시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의 군사·경제적 입지를 조금씩 갉아먹는 상황을 이란 정권이 좌시할 수는 없다. 그들은 대규모 전면전이 아니라 미군 기지 타격, 에너지 인프라 교란 등 계산된 자극으로 판을 흔들겠다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의 기회비용을 극대화해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정밀하게 계산된' 긴장 고조 전략인 셈이다.
그는 "양측이 상대방의 레드라인을 시험하기 시작하는 순간 오판의 위험성은 폭발적으로 커진다"며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이 대규모로 사망하거나 미국의 공격이 이란 정권의 영토적·정치적 뇌관을 건드리면 통제 불능의 전면전으로 비화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리언 페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도 6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해 전쟁을 확대할지, 실패했다는 인식을 감수하면서도 단순히 물러나 승리를 선언할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주기적으로 소모전식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처럼 중동에서 기약 없는 장기전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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