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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본 다 까먹은 기업에 보증 2.6조…신보 "신규 보증은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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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완전자본잠식 기업 8893곳…신보 보증잔액 2.6조원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 보증 4년간 50.8% 늘어
대위변제액 3년 새 2배↑…구상권 회수율 2.9%
신보 "보증 후 코로나 등 경제위기에 자본잠식된 기업 포함"

연합뉴스연합뉴스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는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에 남아 있는 보증잔액도 2조 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금액은 최근 4년여간 50% 넘게 증가했다.

정책보증의 특성상 재무상태가 악화한 기업에 대한 지원이 불가피하지만, 부실 위험 기업에 보증이 반복될 경우 신보의 부담을 키우고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본잠식에 장기 적자까지…5년 적자 보증 1.4조

14일 CBS노컷뉴스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신용보증기금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신보의 보증을 이용하는 기업 가운데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은 8893곳으로, 보증잔액은 2조 5559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신규 보증을 받거나 기존 보증이 연장된 기업에 대한 보증잔액은 약 1조 9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간 적자를 이어가는 기업에 대한 보증도 늘었다. 올해 8월 기준 3년 연속영업손실 기업 가운데 신보의 보증을 받고 있는 기업은 6504곳으로, 보증금액은 2조 9488억원이었다. 특히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의 보증금액은 2022년 9393억원에서 올해 8월 1조 4161억원으로 5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보 보증을 받는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 수는 8.0% 늘어, 기업 수에 비해 보증금액의 증가 폭이 컸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에 대한 보증도 4조원을 웃돌았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은 올해 8월 말 기준 9256곳으로, 이들 기업의 보증잔액은 4조 3216억원이었다. 2022년 3조 6007억원과 비교하면 20.0% 증가한 규모다.

다만 신보는 완전자본잠식 기업의 보증잔액 2조 5559억원이 모두 자본잠식 상태에서 새로 공급된 보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증 당시에는 정상기업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 경제위기를 거치며 이후 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된 기업도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신보 측은 "완전자본잠식 기업에 대한 신규 보증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창업기업이나 재기지원 등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현재 완전자본잠식 기업의 보증잔액은 전체 약 3% 수준이고, 이들 기업에 대한 신규 보증도 전체 1.2%(1108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계기업은 특별약정을 통해 3년 이내 보증을 해지하도록 하는 등 보증을 감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신 갚은 돈 2배로…회수까지 평균 8년5개월

그럼에도 취약기업의 부실이 현실화할 경우 신보의 대위변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별적인 보증 관리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신보의 일반 신용보증 대위변제액은 2022년 1조 1509억원에서 지난해 2조 436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위변제율도 같은 기간 1.9%에서 3.8%로 높아졌다.

대신 갚은 돈을 회수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신보가 기업 대신 갚은 돈을 돌려받는 구상권 회수율은 올해 8월 기준 2.9%에 그쳤으며, 회수까지 평균 8년5개월이 걸렸다. 대위변제 이후 10년 넘게 회수하지 못한 채권도 1만 1890건, 1조 3451억원에 달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책보증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의 회생을 돕는 안전판이라는 점에서 필요하다"면서도 "기업의 존속 가능성이 낮은데도 보증을 반복해서 연장하면 부실이 뒤로 미뤄질 뿐 아니라, 부실이 현실화할 경우 신보의 대위변제와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 적자가 이어지는 기업은 일시적인 자금난인지 사업모델 자체의 경쟁력을 상실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며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지원하되,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는 보증 연장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심사와 사후관리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부실의 원인을 따져 보증 심사의 적정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중은행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인지, 정책금융 확대나 심사 문제 때문인지 원인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보증이 지속됐다면 심사가 적절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의원은 "어려운 기업의 재기를 돕는 것과 회생 가능성을 따지지 않은 채 정책금융으로 부실을 연명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보증을 반복하다 부실이 터지면 신보가 대신 갚고,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오는 만큼, 한계기업 보증의 옥석을 제대로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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