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아내 베티나 앤더슨. 연합뉴스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 피로연 비용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재벌이 대납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아내 베티나 앤더슨이 지난 5월 24일 바하마의 개인 소유의 섬 두 곳에서 사흘간 진행한 결혼식과 피로연 비용 일부를 러시아 재벌이자 국제복싱협회 (IBA) 회장인 우마르 크렘레프가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크렘레프는 피로연과 하객 숙박이 이뤄진 개인 소유의 섬 중 한 곳의 임대 비용과 불꽃놀이 등에 수십만 달러를 냈다. 해당 비용은 IBA가 금융 거래 시 이용하는 두바이 소재 IBA 계열 법인을 통해 지급됐다.
매체에 따르면 섬의 하루 대여료는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700만 원)이며, 바다 위 바지선에서 쏘아 올린 불꽃놀이 비용도 7만 달러(한화 약 9600만 원) 선이다.
트럼프 주니어 측 대변인은 크렘레프가 결혼식 비용을 지급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프로퍼블리카에 "우마르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됐으며, 복싱 등 공통 관심사를 통해 친분을 쌓은 개인적인 친구일 뿐, 사업적인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크렘레프 대변인실은 크렘레프를 사업가이자 자선가로 소개하며 "크렘레프와 트럼프 주니어는 몇 년 전 처음 만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크렘레프는 트럼프 주니어를 포함한 그 어떤 미국인 친구나 지인과도 정치적인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크렘레프는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수행단으로 동행할 정도로 친분이 깊은 인물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국영 복권 사업을 따냈으며, 러시아 최대 자동차 판매대리점 업체의 경영권도 확보했다. 그가 이끄는 IBA는 친러 행보로 논란을 빚었고,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퇴출당했다.
이처럼 푸틴의 측근으로 유명한 크렘레프가 월스트리트 저널이 "트럼프의 가장 중요한 정치 고문"이라고 부를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를 지원했다는 사실에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 10년간 미국의 주요 적대국으로 여겨져 온 푸틴 정부는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며 "2016년 대선 이전에 트럼프 일가에 접근하려 했던 러시아의 시도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내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주니어가 올리가르히(러시아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신흥재벌의 지원을 받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크렘레프가 왜 그토록 막대한 돈을 들여 트럼프 주니어와 관계를 맺으려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14일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재벌들과 그 일당이 대통령 아들에게 수십만 달러를 선물로 주고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고 누가 믿겠나"라며 "미국 국민은 바보가 아니"라고 말했다.
뉴욕주 출신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역시 "때로는 결혼 선물이 외국 독재자의 뇌물일 수도 있다"며 "우리의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14일 자신의 엑스(X, 구 트위터)에 "러시아 재벌이자 푸틴의 친구인 우마르 크렘레프가 왜 대통령의 아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건가. 푸틴과 가까운 러시아 재벌이 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에 수십만 달러를 썼는지, 그 대가로 무엇을 얻었는지 답을 내놔야 한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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