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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장 필요' SK하닉, '투자 부담' 인텔 맞손 잡나…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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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인텔 오하이오 팹 임차·JV 설립 등 검토
SK하닉은 美생산공장 필요, 인텔은 280억달러 투자 부담
첨단 D램 해외 이전에 韓정부 승인·신고 절차 변수
日 미야기도 후보지…美 현지생산 압박은 갈수록 커져

연합뉴스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인텔과 미국 현지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내 전공정 생산거점이 필요한 SK하이닉스와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인 오하이오 공장의 부담을 덜어야 하는 인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첨단 메모리 기술의 해외 이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와 일본 등 다른 생산거점 후보가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SK하이닉스와 인텔이 미국에서 메모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이 건설 중인 오하이오 공장 일부를 임차하는 방안과 인텔 및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을 원하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과 합작회사(JV)를 설립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SK하이닉스도 검토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어떠한 사안도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40억弗 美 후공정 짓는 SK하닉…전공정까지 확대하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합뉴스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합뉴스
양사의 협력이 주목받는 것은 서로의 필요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2028년 10월 클린룸을 열고 2029년 하반기 차세대 HBM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디애나 공장은 웨이퍼에 D램을 생산하는 전공정 팹이 아니라 HBM을 적층·패키징하는 첨단 후공정 시설이다.

때문에 인텔 오하이오 공장을 활용해 메모리 전공정까지 미국에 구축한다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현지 생산망을 한층 확장할 수 있다. 오하이오에서 D램 등을 생산한 뒤 인디애나에서 HBM으로 패키징해 미국 빅테크 고객에 공급하는 구조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여러 나라로부터 반도체 공급 확대 압박과 로비를 받고 있다면서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지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텔에도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은 오하이오 프로젝트의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인텔은 오하이오주 뉴앨버니에 28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팹 2기를 건설하고 있다. 당초 첫 생산 시점은 2025년으로 제시됐지만 이후 일정이 크게 늦어졌다. 현재 계획으로는 첫 번째 공장(Mod 1)이 2030년 완공돼 2030~2031년 가동되고, 두 번째 공장(Mod 2)은 2031년 완공 후 2032년 가동될 예정이다.

인텔은 오하이오 공장 건설 일정을 늦추면서 "공장 가동 시점을 사업 및 시장 수요에 맞추고, 자본을 책임 있게 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대한 투자가 부담된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SK하이닉스가 시설 일부를 임차하거나 JV를 통해 투자에 참여한다면 인텔은 시설 활용도를 높이고 투자 부담을 나눌 여지가 생긴다. SK하이닉스 역시 미국에서 독자 팹을 처음부터 건설하는 것보다 기존 건물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투자비와 건설 기간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美서 '첨단 D램' 생산 가능할까

연합뉴스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입장이 주요 변수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첨단 D램이나 HBM의 미국 생산이 민감한 반도체 기술의 해외 이전 문제로 한국 정부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이전할 경우 기술 개발 과정의 정부 지원 여부 등에 따라 승인 또는 신고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정부가 국내 반도체 생산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맞물린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국내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부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팹 2기씩, 총 4기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2029년 첫 번째 팹 완공을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이미 국내에 막대한 투자가 진행됐거나 예정된 상황은 미국에 또다시 막대한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또, 오하이오가 유일한 해외 투자 후보지도 아니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일본 미야기현에 수십조원 규모의 메모리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당시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의 현지 생산 압박이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SK하이닉스 미국 투자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 장관은 지난 2일 "기본적으로 '여기(미국)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생산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가(관세)를 치를 각오를 해라'는 정책"이라며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재차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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