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에서 나와 교도소로 향하는 부 경장. 이창준 기자제주에서 실종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가 추가된 가운데 상급자의 지휘·감독 부실 문제도 확인됐지만 윗선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지방검찰청 형사1부(이대성 부장검사)는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직무유기,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소속이던 30대 부 경장을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30대 여성과 7월 2일 60대 남성에 대한 실종신고를 받은 뒤 112신고처리시스템과 프로파일링시스템에 실제 연락을 받은 것처럼 꾸며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혐의다.
또 실종자 소재 파악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데 이어 다음 날에는 실종자들과 직접 연락한 것처럼 내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상급자에게 제출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부 경장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관련자 12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인 한편 경찰청, 제주경찰청, 제주서부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부 경장의 휴대전화를 재포렌식하는 등 보완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부 경장이 실종자들과 연락한 것처럼 내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행사한 사실을 확인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추가했다. 112신고처리시스템 등에 허위 내용을 입력한 행위에는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반면 허위 내용을 입력해 상급자들이 실종자 수색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에 처분하지 않았다.
제주지검. 고상현 기자검찰 수사 결과 부 경장은 미종결 사건을 상급자에게 보고하거나 동료에게 인계해야 하는 부담, 실종자가 어디에선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 등을 이유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또 당시 상급자의 지휘·감독 부실 문제도 확인했다. 실종자 대면 뒤 사건을 종결하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프로파일링시스템 관리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담당 경찰관이 상급자 결재 없이 실종사건을 단독으로 종결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조사됐다.
특히 실종신고 접수 후 12시간 안에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범죄 관련성을 판단하는 '합동심의'도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근무자가 단체대화방에 112신고사건처리표만 공유했을 뿐 범죄 관련성 등에 대한 의견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검찰은 이 같은 관리 감독 부실을 확인하면서도 상급자들을 추가로 입건해 기소하진 않았다.
검찰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시스템이 부실하게 운영돼 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시 상급자 등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아닌 경찰이 자체적으로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당시 형사과장 2명, 실종수사팀장 1명, 부 경장을 포함한 팀원 5명 등 모두 8명에 대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대기발령 조처된 상태다.
경찰은 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의 정확한 사망 경위와 자·타살 여부를 규명하는 한편 자체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부 경장의 부적정 처리 사건 25건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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