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 제공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 관련 법 집행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압박에도 "연연하지 않겠다"며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제출한 '친족 경영 불참' 확인서와 배치되는 자료도 확보해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등 쿠팡을 둘러싼 국내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 위원장은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측 움직임에 연연하지 않고 절차적 공정성을 지키면서 해외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 법 집행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법 집행에 관여한 외국 공무원의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의 '한국 공정위 그 사람'이라는 표현이 주 위원장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주 위원장은 이에 대해 공정위가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필요할 경우 외교부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해외 기업에 경쟁법을 집행한 역사는 25년이 넘는다"며 그동안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법 집행의 차별성이나 절차적 불공정성을 지적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런 문제에 연연하지 않고 절차적 공정성을 지키고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 법 집행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제공미국 측 압박과 별개로 쿠팡을 둘러싼 국내 조사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공정위는 그동안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해왔다. 김 의장이 친족의 경영 참여가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한 점 등이 고려됐다.
그러나 올해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확인되면서 공정위는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과거 제출된 확인서 내용과 배치되는 자료도 확보했다.
주 위원장은 "당시 친족들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서가 제출됐는데, 조사 결과 그와 반대되는 자료가 있었다"며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고 신속히 마무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동일인 변경 지정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주 위원장은 동일인 지정이 매년 이뤄지는 만큼 법원의 판단이 늦어지면 올해 지정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며 신속한 판단을 요청했다.
쿠팡 현장조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조사 관련 내부규칙 개정 가능성까지 꺼내 들었다.
공정위의 현장조사는 압수수색과 달리 조사 대상자의 동의를 전제로 이뤄지는데,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약 30일 동안 판단을 유보하면서 현장조사의 실효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게 주 위원장의 판단이다.
주 위원장은 이를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규정하며 "이런 방식으로 조사를 피할 여지를 보다 분명하게 없애는 개정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강제조사권이나 특별사법경찰 도입에는 선을 그었다. 주 위원장은 문제가 된 사례가 현재까지 두 건 정도이고 대부분 기업은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강제조사권이나 특별사법경찰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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