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투타 에이스. 연합뉴스대만이 숨겨둔 20세 '미스터리 투수'의 변칙 투구에 얼어붙었던 한국 야구 대표팀이 끈질긴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완승을 거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5대 0으로 완승했다. 3년 전 첫 경기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이뤄낸 값진 설욕전이었다.
비록 최종 스코어는 5-0 완승이었으나 경기 초반 흐름은 녹록지 않았다.
당초 대만은 에이스 구린루이양(닛폰햄 파이터스)의 부상 낙마를 비롯해 왕옌청(한화 이글스)과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리노) 등 주축 투수들이 연달아 이탈하며 전력 누수가 우려됐다.
그러나 마운드의 두께를 과시하듯 성인 국가대표 경력이 전무한 20세 아마추어 '미스터리 투수' 린이웨이를 선발로 내세워 한국 타선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린이웨이는 생소한 투구 폼과 변칙 투구로 5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국 타선은 2회 김주원의 안타 외에는 초반 침묵을 지켰다. 상대 볼넷과 실책으로 잡은 1사 만루 찬스에서 나온 박재현의 희생플라이로 선제점을 뽑았지만 고전은 계속됐다.
김도영은 "리그에는 없는 유형이라고 생각했고, 나와 잘 안 맞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고, 김주원은 "실제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심한 타이밍 승부를 걸어와서 최대한 거기에 말리지 않으려 천천히 타이밍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문보경 역시 "처음 보는 투수 유형에 적극적으로 치다 보니 빠른 템포로 이닝이 지나갔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윤동희, AG 첫 홈런. 연합뉴스낯선 야구장 환경과 야간 경기의 변수도 타자들을 괴롭혔다. 김주원은 "초반에 피치클락 화면이 눈이 부시더라. 그래서 1회 끝나고 바로 얘기를 했데 밝기를 낮춰서 그나마 괜찮았다"며 실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통상 경기장과 달리 이날 경기가 펼쳐진 오카자기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은 내야에 잔디 없이 모래로만 구성된 독특한 그라운드 환경 탓에, 내야 수비를 이끈 선수들은 낯선 마운드와 그라운드 컨디션을 이겨내기 위해 경기 내내 끊임없이 소통하며 철저하게 대비했다.
위기 속에서 빛난 것은 부상을 딛고 돌아온 선수들의 투지였다. 대회 직전 불의의 안면부 부상을 털고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시원한 2루타를 터뜨리며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어 대타로 나선 윤동희가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소집 직전 2군행 아픔을 겪었던 윤동희는 자발적 특타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린 끝에,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비거리 120m짜리 장외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말끔히 씻어냈다.
이번 대만전 승리는 20세 미스터리 투수의 변칙 투구라는 초기 위기를 실시간 대처 능력으로 버텨내고, 결국 후반 집중력을 발휘해 승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다가올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을 향한 강력한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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