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연합뉴스올해 들어 마약사범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마약 압수량이 증가하는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것으로 통계상 확인됐다. 마약사범 증가세보다 압수량 증가세가 크게 앞서면서, 대량의 마약이 적발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 생산량이 증가하는 등 공급이 확대되면서 국내 개별 마약범죄의 규모도 점차 대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약사범 6% 늘 때, 압수량은 68% 급증
24일 대검찰청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체 마약류 압수량은 1037.3㎏으로 지난해 동기(616.6㎏)보다 68.2% 증가했다.
반면 올해 같은 기간 적발된 마약사범은 1만 1133명으로 지난해 동기(1만 482명)보다 6.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마약 압수량 증가율이 마약사범 증가율보다 10배 이상 높은 셈이다.
마약류 압수량을 마약사범 수로 단순히 나눠 계산하면, 올해 상반기에는 사범 1명당 약 93g의 마약류가 압수된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전체 마약사범에는 마약류를 압수할 대상이 없는 단순 투약 사범 등도 포함돼 있어, 실제 압수 대상자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1인당 압수량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상반기 수치를 계산하면 사범 1명당 압수량은 약 59g이다. 올해 상반기(93g)와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58%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올해 들어 대량의 마약이 적발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마약을 투약한 뒤 50대 여성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나모(52)씨는 범행 당시 필로폰 17.14g과 대마 102.8g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1회 투약분을 필로폰 0.03g, 대마 0.5g으로 계산하면 각각 571회분과 205회분에 해당한다.
나씨는 범행 직전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세운 차량에서 필로폰과 대마를 투약한 뒤 피해자의 주거지로 올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도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마약 유통 조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시가 103억 원 상당의 필로폰 3.2㎏과 신종 마약인 왁스 234g, 대마 349g을 압수했다. 경찰은 총책 등 조직원 17명을 붙잡아 11명을 구속 상태로 송치하고, 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국제적 공급 확대 등 원인…"단속 강화 영향도"
국내 마약류 압수량이 급증한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마약 공급 확대와 이에 따른 대량 밀반입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세계마약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 세계 코카인과 필로폰 생산량이 각각 4.2배, 4배 증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공항 등에서 마약이 대량으로 압수되는 사건이 자주 적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마약 수사·단속 강화 기조도 압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범정부 합동 특별단속을 벌였고, 지난해 11월에는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가 수원지검에 꾸려졌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최근 개별 마약범죄의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다"며 "단속이 강해지고 마약범죄에 대한 형량도 세지면서 소규모 유통은 줄어들고, 오히려 한 번 유통할 때 그 규모 자체는 커지는 측면이 있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범죄가 많아지다 보니 한 번 적발하면 압수되는 마약의 양도 함께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대량의 마약을 국제 공조를 통해 압수하는 경우도 늘었는데, 이 경우 마약은 국내 압수량으로 집계되지만 누가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보냈는지까지 국내에서 모두 수사해 검거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마약사범 수보다 압수량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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