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휴일 모습(사진 외쪽)과 도입 예정 사족보행로봇. 전주시 제공 25억 원 규모의 국가 공모사업으로 추진되는 전주한옥마을 사족보행 로봇 도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에 안전순찰을 목적으로 로봇을 투입하는 사업이지만, 관광객과 전동차 등이 뒤섞이는 공간에서 로봇이 오히려 보행을 방해하거나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비 지원이 끝난 뒤 발생하는 유지관리 비용을 전주시가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만큼 사업의 실효성과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 사업'을 통해 '피지컬AI 스마트빌리지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옥마을과 공영주차장 일원에 국비 17억5천만 원과 시비 7억5천만 원 등 모두 25억 원을 투입해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과 데이터 통합 플랫폼, 스마트 주차 통합 플랫폼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가운데
사족보행 로봇 2대를 도입해 경기전 일대를 자율순찰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로봇은 정해진 구간을 자율주행하며 현장 안전을 살피고, AI 영상분석과 CCTV 등을 활용해 화재 등 각종 사고를 감지하고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관광객이 밀집하는 한옥마을에서 로봇을 운용하는 것이 실제 안전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주 한옥마을 풍경. 전주시 제공"관광객과 충돌 대책 있나? 비현실적 전시 행정"
최근 열린 전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사족보행 로봇 도입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김인철 전주시의원은 한옥마을과 경기전 일대에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점을 언급하며 "비현실적인 전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족보행 로봇이 돌발 상황에서 보행자와 충돌하거나 끼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어떤 안전 대책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로봇의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센서나 배터리 교체, 전담 운영 인력 비용에 매년 막대한 유지비가 들어가야 한다"며 "국비 지원이 종료된다면 이 비용은 고스란히 시 재정, 순수 시비로 부담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라는 건 보여주기식으로는 정말 좋은 아이템이지만 현실적으로 바라봤을 때 시민들에게 과연 편리할까"라며 "오히려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한다. 다른 사업은 하더라도 사족보행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지훈 전주시장이 피지컬AI 전문기업인 텔로스를 찾아 다기종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연간 2억 5천만 원 유지비 부담도
전주시는 유지관리 비용으로 연간 최대 2억5천만 원가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체 사업비가 25억 원인데 유지관리비는 해마다 5~10%까지는 세워야 한다"며 "최대 2억5천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25억 원 규모의 사업비 가운데 매년 최대 10%에 해당하는 비용이 유지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주시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고, 로봇을 납품한 업체가 유지관리까지 맡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안전 관리와 관련해서는 보험도 들고, 처음에 납품했던 업체가 유지관리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계속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서 시민 안전이나 보행자와 충돌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 "피지컬AI 실증 사업…인천공항 안내 로봇처럼"
전주시는 사족보행 로봇 도입을 단순한 관광용 로봇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는 '실증' 사업으로 보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피지컬AI 선도 도시로서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시범 사업으로 실증해 보려고 하고 있다"며 "대구에 있는 로봇산업진흥원과 협력해 도로까지 나와서 실증할 수 있도록 준비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광지 경관과의 조화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보여지는 부분도 신경 쓰고 있어 옷이나 스티커 등을 활용해 한옥마을과 어울리게 변화를 줄 계획"이라며 "인천공항에서 운영되는 안내 로봇처럼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전 안 위주로 운영하면서 순찰이나 관광객들과 대화하거나 응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안전 문제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현재 사족보행 로봇 도입 등을 포함한 사업 변경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2차 사업 변경 검토와 승인을 요청한 뒤 사업 변경 설계와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입찰공고와 제안서 평가, 사업자 선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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