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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빠진 '레버리지 국감'…이억원 홀로 진땀, 靑 선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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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

금융위원장, 허리 굽혀 사과
'선량한 관리자'로 책임 한정
野, 레버리지 ETF '靑 지시' 추궁
"관련 증인 하나도 없어 허공에 질문"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레버리지 ETF 도입 관련 정책 책임을 묻는 야당의 거듭된 지적에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허리를 굽혀 사과하면서도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재명 대통령 지시나 보고를 주고받은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는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 하면서도 "선량한 관리자로서 짚어 볼 건 다 짚어 봤다"고 책임을 한정했다.

금융위 국감서 허리 굽힌 금융위원장

이 위원장은 8일 금융위를 대상으로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일어나 국민께 정중히 사과하겠냐고 묻자, 자리에서 일어나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허리를 굽혔다. 정책 필요성을 보고 도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여러 상황이 생겨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는 취지였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서 개인이 확정한 매매손실은 총 2조 3242억원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만 책임의 범위는 한정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사과가 도의적 책임인지, 위법이나 절차상 하자가 있을 때 법적·행정적 책임까지 지겠다는 뜻인지 거듭 묻자 이 위원장은 "선량한 관리자로서 짚어 봐야 될 부분들은 다 짚어 봤다"고 답했다. 이어 위법사항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특히 레버리지 ETF의 도입을 누가 처음으로 지시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집중했다. 청와대 지시 여부의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는 김 전 실장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 이날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월 13일 본인이 주재한 회의 다음 날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스닥에서도 가능한 것을 왜 못하게 하느냐"면서 "금융위에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와 기획재정부 출신 후배들 모두 김 전 실장을 (레버리지 ETF 도입한 당사자로) 지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태 의원은 금융위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위원장은 없다고 했다. 보고서를 만들어 올린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보도자료를 낼 때 대통령실과 소통하는 게 통상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박 의원은 "믿어지지 않는다"며 "정부의 의사결정이 그렇게 이루어지느냐"고 따졌다.

특히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누군가 결정했겠죠"라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그 누군가가 금융위원장이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시행령 개정은 소관 부처인 금융위 사안이고 의사결정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 부담이 큰 결정을 대통령실에서 주도하고 결정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도입 발표 전 회의 경과를 따졌다. 1월 13일 청와대에서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금융위가 반대 의견을 냈느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찬성이나 반대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듣는 회의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1월 28일 도입을 공식화하며 "이런 말씀들이 있어서 추진한다"고 한 말이 누구의 말씀이냐는 질문에는 규제 비대칭 해소 필요성을 제기한 곳은 "시장, 언론, 전문가"라고 답했다.

레버리지 관련 증인 모두 불발…"허공에다가 질문하는 느낌"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윤창원 기자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윤창원 기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관련자는 국감장에 없었다. 박성훈 의원은 "이 현장에서 그 주범을 밝혀낼 수 있는 증인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김재섭 의원은 김 전 실장 주재 회의가 열린 1월 13일 무렵 국민연금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리밸런싱을 유예한 점을 거론하며 "1월에 청와대와 금융위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관련자가 하나도 없는 바람에 허공에다가 질문하는 느낌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금융위가 청와대(BH)와 소통하며 회의를 주관했다는 증거라며 의원실이 확보한 이메일도 제시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억지 절차를 절차라고 하면 안 된다"며 "증인 채택 방탄"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위 담당 과장도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졸속 도입이라는 지적에 "기관별, 단계별로 필요한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되풀이했다. 시행령 개정으로 도입 근거를 마련했고 입법예고와 의견 수렴을 거쳤으며, 상품 출시는 운용사가 했다는 설명이다.

상장심사 속도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박성훈 의원은 레버리지를 제외한 다른 ETF의 상장심사가 평균 62일 걸리는데 이번 상품은 29일 만에 이뤄졌다며 "누군가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상장은 거래소가 심사하며 상품마다 구조가 달라 기간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에 대해서도 여러 분석이 있고 리밸런싱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는 다양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가미하며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에 상장돼 있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일반 국민이 아무런 조치 없이 그동안 해왔던 것"이라며 "저희가 이 상품을 도입하면서 사전교육도 받아야 되고, 기본예탁금도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신용융자도 금지해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과 코스피 종가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금융위의 주의 의무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인과관계까지는 증명하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 위원장은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문제 등에 대해 "정책도입의 필요성과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손실, 우려, 피해 이런 부분을 드린 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세심하게 계속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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