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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우니 손잡기 쉽다"…부산 문현금융단지 '집적의 힘'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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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원칙으로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 제시
1차 이전 공공기관 모여 있는 부산 문현금융혁신도시 주목
"가까워 협의 쉽다"…같은 단지 기관 간 다양한 협업 활동
통합협의체·청렴웨이브 등 문현금융단지 공공기관 간 협업 구조
공동기금·지역인재 장학금·지역은행 상생펀드로 이어진 지역 환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부산CBS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부산CBS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원칙으로 '집적'을 제시한 가운데 부산 문현금융단지에 모인 금융 관련 공공기관들의 협업 사례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방향을 내놓으며 기능적으로 연관된 기관을 기존 혁신도시 중심으로 모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대상과 지역을 담은 계획은 올해 연말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지난 8월 금융과 해양, 첨단산업·연구개발, 영화·영상 등 4대 기능군을 중심으로 이전 희망 기관 40곳의 명단을 공개하고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금융 분야에는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이전 희망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가 '모아야 효과가 난다'는 원칙을 세운 만큼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부산으로 왔거나 그 이전에 자리잡고 있던 기관들이 그동안 무엇을 함께 해왔는지가 부산의 현실적인 설득 근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까우니 협의 쉽다"

기술보증기금(기보)은 지난달 2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개인정보 보호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은 서로의 개인정보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맡긴 수탁자도 함께 점검하기로 했다.

기보는 협약을 추진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기보 관계자는 "위치적으로 가까워 실무자 간 협의가 쉽고, 정보와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업무 성격이 비슷하고 정책 연계성이 있어 같은 규제 이슈에 함께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들었다.

기보는 지난 1989년 부산에서 출범해 2011년 문현금융단지로 자리를 옮겼고, 주금공은 1차 이전 때인 지난 2014년 서울에서 내려왔다. 기능이 연관된 기관을 한곳에 모으겠다는 정부의 집적 원칙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같은 단지의 기관이 직접 확인해 준 것으로 해석된다.

문현금융단지 내에서의 이 같은 기관 간 협업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표적으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기보, 한국남부발전, 주금공이 'BIFC 공공기관 통합협의체'를 꾸리고 협력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또, 캠코와 한국남부발전, HUG, 부산항만공사,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지난 2024년 청렴·윤리경영 협약을 맺고 윤리경영 협의체 '청렴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주금공은 최근 부산시가 유치를 희망하는 산업은행과도 감사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은 인공지능과 해외사무소 등 각자의 특화 분야 감사기법을 공유하고 교차 감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한국남부발전 제공부산국제금융센터(BIFC). 한국남부발전 제공

모여서 키운 지역 환원

기보와 HUG, 남부발전,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캠코, 주금공 등 지역에 자리잡은 9개 공공기관은 지난 2018년 부산경제활성화지원기금을 만들었다. 올해도 11억 7천만원 규모로 사회적경제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한다.

또, 예탁원과 캠코, 주금공, HUG 등 부산 이전 공공기관 13곳은 2021년부터 해마다 두 차례 합동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생필품을 담은 희망상자를 매년 1천개 안팎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해 왔다.

이들 기관은 인재 육성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HUG와 예탁원, 주금공은 지난 2022년 3월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98억원 규모의 '부산지역인재 장학금'을 함께 조성했다.

캠코도 지난달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2035년까지 10년 동안 7억 8천만원을 이 장학금에 보태기로 했다. 이로써 장학금 조성에 참여한 이전 기관은 4곳으로 늘었다.

지역 금융과의 연결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HUG는 지난달 29일 BNK부산은행과 지역협력 상생펀드 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400억원 규모로 부울경 중소기업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주금공도 지난 5월 부산은행과 4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조성했다.

여기에다 HUG와 주금공은 지난 8일 대한주택건설협회, 부산은행을 비롯한 지역은행 6곳과 지방 주택사업자 금융지원 협약을 함께 맺었다. 두 기관은 지역은행과 협업해 공적 보증상품 개발을 연구하기로 했다.

같은 '집적', 엇갈린 해석

반면,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의 노조는 같은 '집적' 논리를 들어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노조는 지난달 말 산업은행 노조와 함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 이전 검토 중단을 촉구했다.

박홍철 무보 노조위원장은 "무보 금융은 기능에 맞는 집적과 연계가 경쟁력의 기반"이라며 강제 분산은 국가 경쟁력에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에 모인 금융 생태계를 떠나면 협력망이 끊긴다는 논리인데, 부산에서 쌓아온 협업 사례가 이런 반대 논리에 맞설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금융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현실화하면 가장 직관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 내 산업과 연계해 투자 등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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